야구는 뺏으려는 주자와 지키려는 포수가 팽팽하게 맞서는 경기인데요.
재치와 스피드는 물론 연기력까지 갖춘 주자들 때문에 포수들이 괴롭다고 합니다.
이상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승엽의 타구에 홈으로 들어오던 박석민.
포수가 이미 공을 잡고 기다리자 체념한 듯 천천히 홈으로 들어오더니 포수의 태그를 피한 후 몸을 돌려 홈 플레이트를 밟습니다.
마치 아웃된 것처럼 행동한 박석민, 야구는 물론 연기자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한화 외국인 타자 피에는 빨라서 문제입니다.
견제구가 뒤로 빠지자 내야를 모두 돌아 홈까지 들어옵니다.
태그를 피하다 보니 홈을 밟지 못했고 벌렁 엎드립니다.
뒤늦게 눈치 챈 포수도 거의 동시에 손을 뻗었지만 피에가 조금 빨랐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가 된 LG 박용근의 홈스틸도 있습니다.
1점 차로 뒤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3루 주자 박용근이 홈으로 들어옵니다.
문제는 2사 만루였기 때문에 주자가 뛸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박용근은 "투수를 불안하게 만들려고"라고 말했지만, 미 언론에서는 이상한 주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소개됐습니다.
박용근의 망신은 같은 팀 박경수가 만회했습니다.
삼성과의 경기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려는 찰나 먼저 홈으로 질주, 몸을 비트는 동작을 선보이며 득점을 올립니다.
투수를 속이고 공보다 빨리 달려 포수까지 피한 전반기 최고의 주루였습니다.
안방을 지키려는 자와 훔치려는 자의 전쟁은 후반기에도 계속됩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styp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