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리허설은 끝났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전반기를 마친 프로야구가 후반기 진검을 꺼낸다. 전반기보다 더 흥미를 끄는 후반기 흥행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 ‘흔들흔들’ 후반기 판도
전반기 양극화로 굳어질 것 같던 순위의 낌새가 심상찮다. 전반기 막판 판도 흐름이 바뀌면서 후반기 초반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궁금증일 일고 있다. 지키려는 팀과 올라가려는 팀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상위권은 안정적이다. 1위 삼성은 4위 롯데와 10경기차, 2‧3위 넥센‧NC도 롯데와 각각 5.5경기‧6경기차로 벌어져 있다. 정규시즌 우승은 아직 모른다. 삼성이 전반기 막판 4연패로 흔들리는 사이 넥센과 NC가 4경기차 이내로 좁혔다.
중위권은 여전히 혼전이다. 4‧5‧6위 롯데‧두산‧KIA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LG가 7위까지 올라섰다. 롯데는 두산에 3경기차, 두산은 LG에 2.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후반기 초반 성적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하위권도 판도가 바뀌었다. SK가 내부 잡음에 시달리며 8위까지 추락하면서 최하위 한화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막판 3연승을 달리며 SK를 2.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22일부터 시작하는 후반기. 상‧중‧하위권 팀들 가운데 누가 먼저 치고나갈지 흥미롭다.
↑ 지난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린 박병호(넥센)와 1루수 호르헤 칸투(두산)가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올 시즌은 팀 성적뿐 아니라 개인 기록도 유독 관심을 끈다. 레이스가 한창인 최우수선수(MVP)는 물론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승선을 위한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미 깔아놓은 전반기 기록에 후반기 성적을 얹는다.
일단 MVP는 넥센 집안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와 강정호(이상 넥센) 둘 다 팀‧개인 성적이 모두 압도적이다.
박병호는 이승엽(삼성‧2001~2003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3년 연속 MVP에 도전한다. 전반기에 30홈런을 때려내며 3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예약했다. 후반기 50홈런에 근접할 경우 상징성만으로도 MVP 1순위 후보다. 강정호의 기록도 화려하다. 박병호에 이어 홈런 2위(26개) 득점 3위(73개)를 타점 1위(73개) 장타율 1위(.714)를 기록했다. 이 둘을 위협하는 MVP 후보도 한집안 식구인 서건창(넥센) 정도다.
MVP와는 별개로 개인 성적에 독을 품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올해 9월 인천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24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7월말 최종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후반기 첫 경기부터 마지막 눈도장을 찍기 위한 무한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투수 10명, 야수 12명, 포수 2명을 뽑는다. 이 가운데 안치홍(KIA)이 탈락한 2루수와 포수, 불펜 투수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비디오 판독 확대…오심은 없다?
올 시즌 야구 흥행의 걸림돌이었던 오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감독자 회의를 통해 후반기부터 비디오 판독 확대의 일환인 ‘심판 합의 판정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면적인 비디오 판독 확대는 아니지만, 최대한 오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심판 합의 판정 제도는 감독이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심판과 심판 팀장, 대기심판, 경기 운영위원 등 4명이 모여 4심 합의 후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는 방식.
판정 대상도 홈런-파울, 외야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5가지로 제한했다. 또 판정 횟수에 제한을 뒀고,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판독 대상과 판독 장비(TV중계 화면)가 제한적이지만, 전반기 내내 논란이 됐던 오심을 줄일 수 있는 장치다. 시즌 도중 낯선 제도의 도입이 시행착오 없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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