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추신수가 ‘대타 굴욕’을 당했다.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대타로 출전했지만, 다시 교체됐다.
보호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그는 팀이 6-9로 지고 있던 9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섰지만, 상대가 투수를 우완 케이시 젠센에서 좌완 아론 룹으로 바꾸자 다시 J.P. 아렌시비아와 교체됐다. 경기도 그대로 6-9로 끝났다.
↑ 추신수가 21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왔다가 다시 교체되는 수모를 맛봤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추신수는 좌타자이지만,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좌타수 상대 101타수 25안타 타율 0.248로 우투수(229타수 53안타 0.231)보다 오히려 성적이 더 좋았다. 출루율(0.355/0.354), 장타율(0.396/0.354)도 더 높았다. 그럼에도 워싱턴의 선택은 우타자였다.
추신수는 왜 이런 굴욕을 당한 것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론 워싱턴 감독의 성향이다. 워싱턴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치고는 꽤 세밀한 부분에 집중한다. 희생번트 예찬론자이자, 롱 릴리버 예찬론자다. 선수들의 역할을 세분하고, 이에 따라 큰 틀에서 경기를 움직이는 다른 지도자들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경기 상황도 승패가 걸린 중요한 상황이었다. 9회 ‘큰 거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타석. 아무리 좌투수 상대 타율이 우투수보다 좋은 좌타자라지만, 이런 상황에서 좌완 불펜 앞에서 좌타자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는 추신수의 현재 상태다. 좌투수 상대 타율이 더 좋다지만, 이는 상대적인 비교다. 이번 시즌 추신수의 방망이는 너무 안 맞고 있다. 여름 들어 반등에 성공하기는커녕 더 슬럼프가 깊어지는
토론토 원정 3연전을 1승 2패로 마친 텍사스는 뉴욕으로 이동, 22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원정 4연전을 치른다. 추신수는 뉴욕에서 이 굴욕을 만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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