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 ‘3번 타자’ 유한준(33)은 올 시즌 넥센 상승세에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이다.
유한준은 전반기 81경기에 나서 타율 0.309(275타수 85안타) 12홈런 58타점 장타율 0.524 OPS 0.898을 기록하며 지난 2005년 데뷔한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타순을 이리 저리 옮겨 다녀 '떠돌이 타자'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옛 말이 됐다. 이제는 어엿한 붙박이 3번 타자다. 중심타선에서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주는 능력 또한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맞은 넥센 히어로즈 3번 타자 유한준이 후반기에도 자신의 기록을 끊임없이 경신해나갈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높아진 타율만큼이나 능력치가 업그레이드 된 부분은 장타율이다. 유한준은 올 시즌을 맞이하면서 여느 때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그 결과 늘어난 근육량이 유한준에게 장타력을 선사했다. 이전까지 유한준의 최고 장타율은 0.403(2010시즌) 정도. 주로 3할 초중반에서 놀던 장타율은 올 시즌 0.524(전체 18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또 홈런이 증가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가 전반기에 기록한 12홈런은 2005년 프로 첫 출장 이래 처음 기록한 두 자리 수 홈런이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0 시즌 9개는 이미 뛰어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
타점 생산 능력도 좋아졌다. 유한준은 타점 부문 공동 15위에 올라있다. 2010시즌 131경기서 79타점(경기당 0.60)을 올렸던 그는 올 시즌 81경기에 나서 58타점(경기당 0.72)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자신의 시즌 최고 타점을 기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 앞으로 전 경기에 출장한다고 했을 때 약 92타점까지도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다.
물 오른 타격으로 유한준은 자신의 과거를 모조리 깨부수고 있다. 올 시즌 자주 경신되는 자신의 기록들이 이를 증명한다. 유한준은 지난 5월 5일 광주 KIA전서 2루타 3개를 치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2루타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6월 6일 목동 두산전서는 멀티 홈런을 때려내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도 세웠다. 7월 8일 청주 한화전에서는 3득점, 3사사구로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과 최다 사사구 기록을 동시에 새로 작성했다.
3,4월 2할 5푼에 머물렀던 타율은 5월 0.361로 최고치를 찍었다. 6월 들어 0.288로 조금 주춤하기는 했지만 7월 0.333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데뷔 이래 거의 매 시즌 전반기 성적보다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았던 유한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한준은 팀 내에서 가장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올 시즌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화려함까지 갖춰가고 있다.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준 유한준이지만 아직 넘지 못한 산도 있다. 후반기 유한준이 넘어야 할 산은 삼성과 NC. 유한준의 소속팀 넥센과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들을 상대로 성적이 시즌 성적보다 좋지 않다. 삼성을 상대로는 0.167(36타수 6안타), NC 상대로는 0.190(42타수 8안타)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써는 가을 야구에 막차로 합류할 가능
팬들이 붙여준 별명 ‘무한’준(無限, 잘할 때 ‘끝이 없다’는 뜻)처럼 유한준은 올 시즌 무한한 활약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반기 부족했던 점까지 보완하며 진정한 중심 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유한준의 무한 도전이 후반기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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