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긴 휴식과 불펜 투구, 류현진에게 새로운 호투 공식이 생겼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최종 성적은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투구 수는 98개, 평균자책점은 3.39로 소폭 하락했다.
후반기를 네 번째 선발로 출발한 류현진은 지난 14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딱 일주일을 쉰 뒤 마운드에 올랐다. 오랜 휴식에 에너지를 충전한 류현진은 공격적인 투구로 2만 8255명의 홈팬 응원을 등에 업은 피츠버그를 제압했다.
↑ 6일 이상의 긴 휴식과 불펜 투구, 두 가지 요소가 겹쳐지면 류현진은 어김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美 피츠버그)= 조미예 특파원 |
3월 23일 애리조나와의 호주 개막전(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3월 31일 샌디에이고와의 본토 개막전(7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4월 12일 애리조나 원정(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그리고 부상 복귀전이었던 5월 22일 뉴욕 메츠 원정(6이닝 9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이 그 경기다.
단순히 휴식만 긴 게 아니었다. 평소 4~5일 휴식 후 등판 때는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류현진은 7일 이상 휴식기가 이어질 경우 불펜 투구를 통해 감각을 익히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등판 이틀 전인 20일 세인트루이스에서 30개 정도의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올해도 샌디에이고와의 본토 개막전에서 불펜을 던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호주 원정 당시 부상을 입었던 발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지만, 휴식이 길어짐에 대비한 목적도 있었다. 부상에서 복귀할 때는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소화하고 올라왔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발 부상으로 9일을 쉬고 나온 6월 8일 애틀란타전에서 7 2/3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허리 통증으로 11일을 쉬고 나온 9월 12일 애리조나전에서 6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3실점, 일정상 등판 간격이 길어진 9월 25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7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모두 제 몫을 했
물론 이것은 매 경기 기대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특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충분한 휴식과 꼼꼼한 준비가 좋은 내용으로 이어짐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그가 단순히 불펜 피칭을 ‘싫어서 안 하는’ 투수가 아님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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