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가 올스타브레이크와 장마, 휴식일이 겹쳐 시즌 중반 원치 않았던 12일간의 강제휴식을 당할 처지가 됐다.
두산과 SK와이번스의 잠실 주중 시리즈 2연전이 22일, 23일 연속으로 우천순연됐다. 24일 오전 현재도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오후에도 비 예보가 있어 경기 진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경기를 치르지 않는 날이 길어도 너무 길어지는 것이다. 일단 두산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거기에 두산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의 휴식일이 예정돼 있다. 29일 사직 롯데와의 3연전까지 도합 12일간 경기가 없는 셈이다.
↑ 잠실구장에 모인 야구팬들이 쏟아지는 비에 자리를 뜨고 있다. 이들처럼 장맛비가 야속한 두산 베어스다.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두산 코칭스태프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우천 취소가 유력해지자 선수들은 일찌감치 실내훈련장과 체력단련실로 발길을 돌렸다. 코치들도 분주히 움직이면서 선수들에게 스케쥴을 알려주면서 훈련을 함께 했다. 당장은 괜찮지만 앞으로 훈련 스케쥴을 짜고, 실전 감각을 유지시키는 것이 더 문제. 긴 실전 공백 기간 동안 두산은 자체 청백전 등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주까지 꾸준히 수도권에 비 예보가 있는데다, 자체 청백전의 강도는 실전 경기를 따라올 수 없다.
후반기 전략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은 애초에 후반기 분위기 반전으로 SK와의 3연에 내심 칼을 갈고 나왔다. 하지만 22일 우천 노게임 선언으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카드를 아쉽게 소모했다. 23일에도 경기가 우천 취소된다면 선발 유희관을 24일 구원으로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마저도 불발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맛비로 인해서 경기가 연속 취소되는 경우가 이전에도 자주 있었지만 이처럼 긴 공식 개점휴업은 유례가 없었다. 이런 긴 휴식에 익숙� 않은 선수들 또한 이후 경기 감각 저하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물론 실(失)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긴 휴식을 통해 체력을 비축하고 부상 등에서 회복하면서 후반기 동력을 비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매커니즘이 흔들렸던 일부 투수들의 경우에는 보다 문제점을 완벽하게 다잡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모조모 따져봐도 득(得)보다는 실이 크다. 그 중 경기 감각 저하가 매우 큰 실이다. 자체 훈련과 실내훈련 등을 통해 컨디션 유지에 애쓰겠지만 12일간의 공백이라면 실전 감각 저하는 피할 수 없다. 타격감에 우려를 하는 타자들 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문제다. 체력을 비축한다는 측면에서는 반갑지만 민감한 매커니즘 상 오랜만의 등판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후반기 초반 격동의 흐름에 관여할 수 없게 된 처지가 된 점이 가장 아쉽다. 4위
흔히 야구는 흐름과 기세가 중요한 스포츠라고 한다. 그렇지만 두산은 타의에 의해서 이런 흐름에 관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래저래 장맛비가 야속한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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