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전성민 기자] “우와.” LG 트윈스 관중석 쪽에서 이날 경기 중 가장 큰 환호성이 터졌다.
팀이 1-9로 뒤진 4회초. LG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 연출됐다.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 LG 팬들에게는 만루 홈런보다 더욱 시원한 비였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4회 내린 비로 인해 노게임이 됐다. 경기는 오후 8시 19분에 중단돼 8시 50분에 취소됐다.
이날 경기 취소는 LG에게 큰 의미가 있다. 40승41패1무로 4위에 위치한 롯데도 37승45패1무인 7위 LG도 1승이 간절한 팀들이다. LG는 1패를 앞두고 비로 인해 이를 벗어났다.
↑ 박용택이 경기 후 우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하지만 하늘은 롯데의 1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후 8시 19분 거센 비가 내렸다. LG 팬들은 경기를 끝까지 보지 못한 아쉬움보다 팀이 1패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크게 가졌다.
LG 팬들은 "무적 LG"를 외치며 비가 더욱 많이 내리기를 응원했다. 비의 세기는 운동장 분위기를 좌우했다.
오후 7시 33분 경 비가 조금씩 잦아들자 롯데 응원석 쪽이 술렁였다. 이후 양 쪽 응원단은 서로의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다. 응원 대상은 비로 같았다.
경기 취소 결정 시간이 다가오자
LG 선수단은 그라운드에 나와 우천 세리머니를 즐겼다. LG 선수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한 여름 LG에게 달콤한 장맛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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