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파죽의 연승으로 12승을 거뒀다. 제구력이 좋지 않았으나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난 부분은 매우 인상적. 특히 2년만의 라이벌 원정 경기 시리즈 스윕, 다저스의 지구 선두 수성 등의 중압감을 이겨낸 결과도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유일한 옥의 티는 고전했던 2사 후 승부와 좋지 않았던 체인지업의 컨디션이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 역투를 펼쳐 다저스의 4-3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번째 등판서 시즌 12승(5패)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3.39에서 3.44로 조금 올랐다.
↑ 사진(美 샌프란시스코)=조미예 특파원 |
문제는 2사 후 승부. 기존 주무기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류현진은 이날 모든 실점을 2사후에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류현진은 103개의 투구 중에 30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체인지업을 11개. 커브를 15개던졌다. 세 구종의 비율이 비슷했던 지난 피츠버그전과는 달랐다. 올 시즌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여가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특히 더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반대로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체인지업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2사 후 승부에서 실점을 한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는 않았다.
1,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치며 상대 타자를 압도했던 류현진은 3회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댄 어글라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후속타자들을 잘 잡아냈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그레고르 블랑코에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에 몰렸고, 헌터 펜스에게 1타점 내야안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느린 타구를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처리하지 못했던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4회 1사 후 마이클 모스와 아담 듀발에게 연속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후속 어글라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8번타자 브랜든 크로포드에게 2사후 좌전안타를 맞아 2실점째를 하고 말았다. 볼카운트가 1S-1B로 몰린 상황 후속 타자가 투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서두르지 않아도 됐지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공이 실투가 됐다.
5회에는 장타를 허용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버스터 포지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시즌 8번째 피홈런. 특히 류현진은 연거푸 3개의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모두 볼이 됐고 4구째 93마일짜리 패스트볼이 높게 놀리면서 일격을 허용했다.
지난해 콜 해멀스(필라델피아)에 이어 체인지업 구종가치에서 전체 2위를 기록했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올해 이날 경기 전까지 피안타율이 1할6푼4리에서 3할1푼1리로 급등했다.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가 점점 완숙해져가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결정구이자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을 살리기 위해 필연적으로 팔 각도가 높아졌다. 그에 따른 체인지업의 위력 저하와 제구 난조는 결국 류현진에게 남겨진 숙제가 됐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