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상주 상무의 박항서 감독이 또 징계를 받았다. 판정 불만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게 사유였다. 출전 정지 없이 제재금 700만원을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3일 K리그 클래식 FC 서울전을 마치고 편파적인 심판 판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경기”라면서 주심이 하도 카드를 많이 꺼내서 팔이 아플 거라는 조롱까지 했다. 상주는 이날 전반 막바지 유지훈이 퇴장했고, 경고 6장을 받았다.
시즌 두 번째 징계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4월 9일 서울전에서도 심판 판정에 대해 욕설과 과도한 항의로 논란에 섰다.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고도 항의를 멈추지 않고 경기 재개를 방해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500만원과 5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레드카드에 따른 2경기까지 더해, 상주는 감독 없이 7경기를 치렀다.
억울할 수도 있고,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작은 판정이 큰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 레이스라지만 승강제 시스템에서 1경기 결과는 운명을 뒤바꿀 수 있다. 승점 1점에 울고 웃는다.
↑ 또 징계다. 박항서 감독은 지도자로서 15번째 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때문에 박항서 감독이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가장 많이 상벌위원회에 이름이 회부된 지도자다. 이번까지 15번이나 징계를 받았다. 16번의 박종환 전 성남 FC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현역 지도자 중 최다다.
징계 사유도 판정에 대한 항의 및 부적절한 발언이 대다수였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들어가거나 심판실을 찾아 거칠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2012년 상주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3년 동안 8번이나 징계 처분을 받았으니 꽤 지나치다. ‘상습’적인 셈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수와 감독, 심판과 팬들이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올바른 축구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Respect(존중)’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K리그도 매한가지다. 지난 25일 K리그 올스타전에서 감독들이 심판으로 변신한 것도 이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존중하자는 차원이다.
때문에 박항서 감독의 과함은 긍정적이지 않다. 역행이다. ‘우리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피해는 다른 형태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축구는 경기에서 감독이 벤치에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흐름에 맞춰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무전기 호출도 이젠 불가능하다. 감독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연례행사가 되고 있는 상주이고 그에 따른 손해를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러나 과하면 독이 된다. 그리고 약속된 룰 안에서 지켜져야 한다. 해마다 K리그 미디어데이가 열릴 때 감독들은 심판 판정에 대해 존중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박항서 감독도 그 자리에 함께 한다.
하지만 그 다짐을 종종 잊는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이번 징계 사유에 대
기본적으로 심판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판정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 판정을 수긍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축구판은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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