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26·닛폰햄 파이터스)가 785일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봤다.
사이토는 지난 31일 일본 지바 QVC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가 6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닛폰햄의 3-1 승. 지난 2012년 6월6일 히로시마전 승리 이후 무려 758일만이다.
사이토는 2006년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대회)서 와세다실업고 에이스로 팀을 결승에 진출시켰고, 결승전에서 도마코마이고교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연장 15회까지 투수전을 펼쳐 무승부를 만들었다. 결국 재경기가 열렸고, 사이토는 재경기에서도 투구를 자청, 와세다실업고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마운드 위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의 땀을 닦는 장면이 화제가 돼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진출한 라이벌 다나카와는 달리 와세다대학으로 진학한 사이토는 됴쿄 6대학야구리그 사상 6번째 ‘통산 30승, 300탈삼진’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1순위로 입단한 닛폰햄에서는 아마추어 시절만큼 빼어난 투구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데뷔시즌에 거둔 6승6패 평균자책점 2.69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12년 5승8패 평균자책점 3.98에 그친 사이토는 지난해는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에 등판해 4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데 그쳤다. 다나카가 일본을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그는 힘든 재활 프로그램을 견뎌야했다.
이날 2년 만의 승리를 거둔 사이토는 감격스러워 했다. 제2의 야구인생이 시작됐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는 경기 후 히어로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오늘 힘든 경기다. 다시 야구의 어려움을 느꼈다”며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의기소침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다. 2년 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이기고
구리야마 히데키 닛폰햄 감독도 “힘든 재활을 잘 참아내준 결과”라며 사이토의 승리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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