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또 한 계단 올라섰다. 올 시즌 첫 5위 격상. 시즌 초반만 해도 답이 보이지 않던 LG의 놀라운 반전이다. 내일을 보지 않던 양상문 LG 감독도 조심스럽게 ‘플랜B’를 꺼내들었다.
LG는 지난 1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 승리로 두산 베어스마저 6위로 밀어내고 5위를 꿰찼다. 4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3경기차. 2년 연속 가을야구 꿈도 꿈이 아닌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 지난달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릴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앞서 LG 양상문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서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LG는 시즌 초반 최하위인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6월12일 8위로 올라선 뒤 지난달 3일 7위로 상승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말 6위까지 점프한 LG는 결국 8월 시작과 함께 5위를 찍었다. 어느새 5할 승률을 위한 승패도 –7(41승48패1무)로 줄였다.
지난해보다 더 극적인 반전 시나리오가 써지고 있다. LG는 지난해에도 6월 중순부터 급상승 모드를 탄 뒤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감하며 11년만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양 감독도 계획을 조금씩 수정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만 바라보던 양 감독은 조금 더 장기적이고 세부적인 목표를 세웠다. 양 감독은 부임 이후 처음으로 9연전 목표를 세웠다.
양 감독은 후반기 첫 광주 KIA전을 위닝시리즈로 이끈 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롯데-삼성-넥센과의 9연전 목표 승수를 잡았다. 세 팀 모두 4강권에 있는 상위 팀. 양 감독은 “이번 9연전에서 5승4패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승수 목표는 처음이다.
LG는 넥센전 2경기를 남긴 상황서 4승3패를 기록했다. 1승만 더하면 목표 완수. 양 감독은 단독 선두인 삼성과의 3연전에서도 철저한 계산을 갖고 임했다. 잠실 넥센전에 비중을 더 두고 삼성과의 세 번째 경기는 불펜을 아낄 계산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두 번째 경기서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양 감독은 “이번 9연전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운 것”이라고 했다.
LG는 후반기 확실한 다크호스다. 중위권 팀들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서 전반기 이후 예상대로 ‘태풍의 눈’이 됐다. 올 시즌 천적이었
양 감독은 “아직 승부수를 던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승부수는 ’적토마’ 이병규(9번)가 돌아오는 시점일 수도 있다. 남은 넥센과의 2연전 이후 휴식기를 갖는 LG. 양 감독은 또 어떤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을까. 지금까진 계산대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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