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처음 도입된 합의판정 제도의 존재 이유를 입증한 경기가 나왔다. 단 한 번의 성공 사례도 기록하지 못했던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 판정을 뒤바꿨다.
4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와의 경기. 4-3으로 쫓기던 LG의 5회말 1사 2, 3루 찬스서 결정적 장면이 나왔다. LG 채은성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낸 사이 3루 주자 박용택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어 넥센의 실책을 틈 타 채은성이 2루에 안착했고, 2루 주자 이병규(7번)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1사 2,3루 상황 넥센 채은성의 안타 때 2루주자 LG 이병규가 홈에서 아웃판정을 받자 양상문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다각도로 잡힌 TV 중계 리플레이 화면으로는 명백한 세이프. 이병규가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에 극적으로 손을 먼저 짚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혔다. 한동안 면밀하게 비디오 판독을 하던 심판은 결국 세이프로 판정을 번복했다. LG가 5-3으로 1점만 도망갈 뻔했던 경기가 6-3으로 바로 잡히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가장 극적인 합의판정 요청 성공 결과였다. 지난달 22일 합의판정 도입 이후 총 19차례 요청 결과 홈 접전 상황서 나온 것은 두 차례. 지난달 26일 대전 KIA-한화전에서 김응용 한화 감독이 홈 쇄도 상황서 세이프 판정이 나와 합의판정 요청을 했으나 아웃으로 번복되지 않았다. 양 감독이 요청한 합의판정이 홈 쇄도시 번복 첫 사례다.
양 감독은 올 시즌 네 차례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양 감독은 “실패를 하는 것이 창피하지 않다. 애매한 상황이 나오면 합의판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판정 제도에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양 감독이 비디오 판독 도입 이유를 스스로 입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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