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유격수 자리는 내야수 오지환(24)의 붙박이 자리였다. 오지환의 수비 능력도 해가 갈수록 일취월장. 그러나 오지환이 빠졌을 때 마땅한 대비책은 없었다. 내야수 황목치승(29)의 발견은 그래서 반갑다. LG가 유격수 대안 갈증을 풀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근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황목치승을 오지환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지목했다. 양 감독은 “오지환은 주전 유격수이지만 오지환이 없을 때 대비를 해놔야 한다. 그런데 2~3이닝을 막아줄 유격수가 없었다”면서 “오지환이 빠졌을 때 유격수 수비가 안정된 선수는 황목치승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지난 2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 초 무사 1루에서 LG 유격수 황목치승이 넥센 문우람의 타구를 잡아 1루 주자 이성열을 아웃 시킨 후 1루로 송구해 환상적인 병살플레이를 선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황목치승은 올 시즌 양 감독이 발굴한 깜짝 스타다. 이력도 특이하다. 제주제일중 출신이지만,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국제고와 아세아대를 나왔다. 사회인 야구를 하면서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고 고양 원더스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오직 야구가 하고 싶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프로야구에 도전한 야구인생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그런데 황목치승이 연일 감동 드라마를 쓰고 있다. 황목치승은 지난 2일 오지환이 등 부상으로 빠지자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다. 수비력은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빠른 발과 감각적인 손놀림으로 군더더기 없는 수비를 선보여 오지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유격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황목치승은 선발 2번 타순에 배치됐다. 양 감독은 “정성훈이 1번으로 나서기 때문에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황목치승을 2번 타순에 넣은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목치승은 작전수행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줘 양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결승타로 연결시킨 황목치승은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진 1일 잠실 넥센전부터 5안타를 몰아치며 타율을 4할2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영양가도 만점. 결정적인 3타점과 5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위닝시리즈가 걸려 있던 이날 넥센전에서는 2회말 끈질긴 승부 끝에 상대 선발 금민철을 강판시킨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집중력을 보이는 등 멀티안타를 때려냈고, 빈틈없는 수비로 강
채은성에 이어 황목치승을 발굴해낸 양 감독은 “2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는 또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베스트 라인업이 워낙 강해 당분간 1군으로 올라와 자리를 잡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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