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리그 최고 두 팀 간의 승부다웠다.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팀 간 11차전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했다. 초반 4회와 5회 각각 5점, 3점을 올리며 빅이닝을 가져간 삼성이 승리를 굳히는가 싶더니 경기 중반부터 불타오른 타선을 앞세워 경기 끝까지 반격한 넥센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의 중요성만큼 9회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경기였다.
라이벌 팀을 상대로 1승을 올리는 것이 공통된 목표지만 ‘예비 한국시리즈’라 명명된 이 경기에 임하는 감독들의 전략은 달랐다. 류중일 감독은 변칙 카드를 뽑아들었고, 염경엽 감독은 순리를 중요시한 운영을 했다.
↑ 삼성과 넥센의 ‘예비 한국시리즈’서 각 팀 감독들의 전략에 포인트를 두고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류 감독은 넥센과의 2연전서 2승을 모두 챙긴다면 우승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2경기를 모두 다 잡는다면 9일 경기 전까지 6경기차를 이루던 승차는 8경기로 더 벌어진다. 류 감독은 “이왕이면 8경기차가 나면 좋지”라고 본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한·미·일 중에 한국이 1,2위 간 승차가 가장 많이 난다. 그런데도 다른 나라 순위표를 보면 3.5경기차 정도면 뒤집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는 6경기차도 더 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반면 염경엽 넥센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든 똑같이 가려 한다”며 “특별히 무언가를 하니까 시합이 꼬이면서 더 많이 지더라”라는 ‘순리(順理)론’을 펼쳤다. 평소 순리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염 감독다운 생각.
염 감독은 평소에도 순리의 틀 안에서 팀을 운영하려 한다. 이번주부터 2연전에 들어가는데 특별한 것이 없냐는 물음에도, 선발 로테이션의 조정은 없냐는 물음에도 언제나 “그런 것 없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운영한다”고 딱 잘라 말한다.
염 감독은 9일 경기도 순리에 따라 가져갔다.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는 추격조 김영민과 김대우를 투입했고 3점차까지 따라붙자 필승조 한현희와 손승락을 등판시키는 순리대로의 운영을 했다.
변칙과 순리,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1차전서는 류 감독의 1+1 운용이 계산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았지만 경기에서는 승리했다. 반면 염 감독의
최종 승자는 10일 ‘예비 한국시리즈’ 2차전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릭 밴덴헐크를, 넥센은 최근 2선발로 입지를 굳힌 헨리 소사를 선발로 내세워 다시 한 번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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