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팀을 가리는 FA컵, 그 꽃은 역시 ‘이변’이다.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꿈꾸는 하부리그의 반란은 FA컵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재미다. 토너먼트 특성상,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진다.
더욱이 무대는 8강이다. 이제 세 번만 이기면 우승이다. 1996년 창설 이래 K리그 팀이 빠짐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이후 준결승 진출 티켓은 K리그(클래식) 팀의 전유물이었다. 그 헤게모니는 깨지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를 지가 관심거리다.
FA컵 8강까지 살아남은 팀은 K리그 클래식 5팀(전북·서울·상주·성남·부산), K리그 챌린지 1팀(강원), 내셔널리그 1팀(강릉시청), U리그 1팀(영남대) 등이다.
↑ 내셔널리그의 강릉시청은 FA컵 32강에서 K리그 클래식의 경남을 이긴 경험이 있다. 강릉시청이 K리그 클래식 선두 전북마저 꺾는다면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강원과 강릉시청, 영남대는 모두 K리그 클래식 팀과 8강에서 격돌한다. 32강에서 경남을 2-1로 이겼던 강릉시청을 제외하고 강원과 영남대는 이번 대회 첫 K리그 클래식 팀과 겨룬다. 대진 운이 어느 정도 따라줬던 건 사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K리그 클래식 팀에 뒤진다.
그러나 강원과 강릉시청, 영남대는 골리앗을 쓰러뜨리며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8강까지 오른 이들 3개 팀은 역대 FA컵 최고 성적을 세웠다. 이기고 올라갈수록 최고 성적을 갈아치운다.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K리그 클래식 선두 전북을 만난 강릉시청이 불운하나 강원과 영남대는 대진이 나쁘지 않다. K리그 클래식에서 최근 내림세를 타고 있는 상주와 성남을 상대한다. 강하긴 해도 전북, 서울보다는 수월한 상대다.
강원은 상주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악연’이 있는데 이를 단단히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상주는 최근 K리그 클래식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로 부진하다.
대학 최초로 준결승 진출을 노리는 영남대의 상대인 성남은 상주와 마찬가지로 1승 1무 4패로 미끄럼틀을 타
이변은 계속될까. 역대 FA컵에서 하부리그의 반란이 가장 심했던 2005년, 하부리그 2팀이 준결승에 올랐다. 이번에 하부리그의 3팀이 모두 생존한다면 역대 FA컵 가운데 가장 파란이 큰 대회가 될 터다. 어렵긴 하겠지만 가능성이 ‘제로’인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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