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지긋지긋한 전북의 포항 징크스를 깬 건 이승기의 한방이었다. 그러나 그 한방도 ‘완벽한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동국의 ‘감각’이 전북을 춤추게 했다.
발목 부상을 털고 13일 포항전을 통해 돌아온 이동국에겐 ‘1골’이 필요했다. 2009년 전북 입단 이래 180경기에서 99골을 넣었다. 1골만 추가하면, K리그에서 원 클럽 100골을 달성하는 네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전북도 이동국의 골을 간절히 원했다. 이동국이 포항전에서 골을 넣었던 8경기에서 전북은 4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이동국이 침묵하거나 결장한 7경기에서 1무 6패로 부진했던 것과는 극과 극이었다. 전북이 포항을 꺾기 위해선 ‘이동국의 골’이 필요했다.
카이오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활기찬 움직임을 선보였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예리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골키퍼 신화용을 긴장케 하더니, 전반 32분에는 세트피스 때 회심이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 2009년 전북 이적 후 99골을 넣은 이동국(오른쪽)은 16일 포항전에서 1골만 추가하며 원 클럽 100골을 달성했다. 전북을 승리로 이끈 건 그의 골, 그리고 그의 도움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예사롭지 않던 이동국의 ‘감각’은 승부를 갈랐다. 전반 35분 포항 수비의 허를 찌르는 재치있는 패스로 이승기의 골을 도왔다. 포항 수비는 이동국 뒤와 옆으로 돌아가는 한교원, 이재성에 시선이 팔렸다. 포항 수비 사이에서 온사이드로 노마크로 있던 이승기에게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찔러줬다. 시쳇말로 이동국이 밥상을 다 차려준 골이었다.
또한, 전북의 포항전 승리 공식은 계속됐다. 이동국은 전북이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46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포항 수비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
‘천적’ 포항을 꺾는 한방이었다. FA컵 준우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에 대한 설욕도 깨끗이 했다. 또한, 승점을 4점차로 벌리며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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