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용병(傭兵)과 외국인 선수(外國人 選手)는 엄연히 다른 단어다. 사전적인 의미로 용병은 보수를 받고 복무하는 군인 등을 뜻하며 외국인 선수는 국내인이 아닌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선수를 뜻한다. 헌데 그간 대한민국 스포츠에는 두 단어가 혼용돼 왔다. 바로 그들이 갖고 있는 특수성과 여전한 차이 때문이다.
‘용병’인가 ‘외인’인가의 단어적 논쟁은 이제 ‘외인’으로 정리된 분위기다. 그들 또한 국내 선수들과 동등한 선수이며 ‘하나’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추세다. ‘돈에 팔린 사람’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겨진 부정적인 뉘앙스는 물론 차별적인 의미 자체를 지양하자는 뜻도 담겨 있다.
↑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올 시즌 외인들의 활약상에 따라 프로야구 구단들의 성적도 크게 좌우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유독 야구 외적인 문제들이 불거진 경우가 잦았다.
잦은 부상 이후 항명파동을 일으켜 퇴출된 SK의 외인타자 루크 스캇이 대표적 사례. 롯데도 시즌 초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사실상의 태업을 하며 골치를 썩고 있다. 그런가하면 SK의 다른 외인 투수 로스 울프는 아들의 건강상 문제에 따른 개인사로 잠시 한국을 떠났다. 선수 스스로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아니며 도의적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지만 팀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외에도 KIA의 마무리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가 1이닝 초과 등판을 거부해 구단과 마찰을 빚었고, 두산의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는 인종차별적인 게시물을 리트윗한 이후 공식사과를 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NC의 외인 투수 찰리 쉬렉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한 욕설을 하고 항의를 하면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올 시즌 불거진 문제만 해도 상당수다. 이들을 대하는 구단들의 태도는 크게 엇갈렸다. 크게 ‘당근형’과 ‘채찍형’이다.
‘채찍형’은 외인은 여전히 ‘용병’의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에 진출하는 선수들 스스로가 돈과 개인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기에 그들의 융화를 돕기 위해서는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는 동시에 선수단에 녹아들게 하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들 구단은 개별 행동들에 대해서 확실한 규제책을 걸고 있다. 동시에 수장들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특별대우보다는 일원으로 섞일 것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한 현장의 관계자는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몸값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같은 기준에서 대할 수가 있나. 역할은 더 많이 부여돼야 하고 그만큼 책임도 커야 옳다. 아직도 차별대우를 바라는 용병들이 오히려 더 시대착오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근형’은 외인들의 특수성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해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있다. 이들은 외인들에게 각종 편의를 지원해주는 한편 친밀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외인 선수 스스로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는 쪽이다. 이 경우는 몸 관리, 식단, 훈련 방법, 평소 생활 등에서 외인선수들에게 자율을 많이 부여하는 편이다.
자율을 주장하는 현장의 관계자는 “순조로운 적응이 첫 번째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적으로나 야구적으로 친밀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그들의 문화의 특수성도 이해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며 외인들을 대하는 자세에서 배려와 자율에 더 비중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답은 없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진 해법은 완전한 해답은 아니라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반응. 동시에 자율이나 통제 한 쪽으로 기울어진 포용은 결국 여러 문제들을 낳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동시에 개별적인 사례들이다. 그래서 매뉴얼이 존재할 수도 없다.
그간 수많은 외인 선수들을 겪었던 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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