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전설의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가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강정호는 지난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시즌 3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40홈런 대기록에 단 3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40홈런을 달성할 경우, 강정호는 지난 19일 40홈런을 달성한 팀 동료 박병호에 이어 역대 15번째로 40홈런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국내 타자로는 7번째이자 유격수로는 역대 최초다.
107경기를 치른 넥센은 페넌트레이스 21경기를 남겨뒀다. 105경기에 출장해 37개의 홈런을 만들어낸 강정호의 산술적 수치를 계산하면 앞으로 7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절반의 홈런만 기록해도 40홈런 달성은 충분하다.
↑ 넥센 강정호가 27일 목동 KIA전서 유격수 최초 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꾸준하고 폭발력을 갖춘 강정호는 지난 27일 목동 KIA전서 36호 솔로포를 터뜨리며 1타점을 추가,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 고지에 올라서기도 했다. 강정호는 이 타점으로 지난 2006년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 타점 돌파에 성공했다.
또 바로 다음날인 28일에는 스리런 홈런으로 역대 유격수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유격수 최다 타점은 지난 2003년 홍세완(前KIA)이 세운 100타점. 강정호의 현 페이스로는 산술적으로 120타점을 돌파할 수 있다.
굳이 유격수라는 포지션으로 한정할 필요 없는 또 다른 역대급 기록도 눈앞에 있다. 역대 최고 장타율 부문이다. 강정호의 현재 장타율은 7할5푼. 역대 최고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82년 백인천(전 MBC)의 7할4푼을 넘어서는 성적이다.
요즘 넥센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많은 스카우트들이 야구장을 찾는다. 그 많은 스카우트들을 집결시키는 힘은 오롯이 강정호로부터 나온다. 지난 27일에는 강정호를 보기 위해 총 9개 팀 16명의 스카우트가 목동구장을 찾았다. 미국에서는 클리블랜드·볼티모어·보스턴·샌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텍사스·워싱턴이, 일본에서는 요미우리와 한신이 강정호의 활약을 예의주시했다.
28일에도 대전구장에서 강정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스카우트가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8회초 터진 강정호의 스리런 홈런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는 자리를 떴다.
강정호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강정호는 “연습 때 스카우트들이 와있는 것을 보지만 경기 중에는 내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쓰거나 의식하지는 않는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 매년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리빙 레전드’ 강정호. 그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리빙 레전드’로 거듭나는 강정호. 그가 써내려가는 새로운 역사는 이미 유격수의 전설로 남은 이종범(한화 코치)을 뛰어넘었다. 지금 또 한 명의 전설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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