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공식 해체됐다. 개인의 의지와 일부의 노력을 통한 ‘기적’은 한계가 분명했다. 3년의 기적이 신기루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또 독립구단, 나아가 독립리그의 불씨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존속’이 더욱 근본적인 과제로 남겨졌다.
원더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3년 전 창단을 제안한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며 공식해체를 선언했다.
↑ 고양 원더스의 해체는 제 2의 독립구단의 탄생에 존속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사진=MK스포츠 DB |
KBO와 기존 프로구단들이 원더스와의 협력에 제한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리그의 회원사가 아닌 독립구단을 퓨처스리그 정규 참여팀으로 편성하기는 힘들었던 KBO는 교류전 확대 편성이 현실적인 최선의 협력이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원더스의 탄생 과정과 운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모델의 진정한 독립구단이 필요하다는 시선 또한 적지 않다.
3년 만에 막을 내림으로써 원더스의 도전은 한국프로야구에서는 결국 실패한 실험이 됐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허민 원더스 구단주는 성공한 IT 기업인 출신으로 2011년 9월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야심차게 영입하며 총 40억원 수준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원더스를 창단시켰다. 이후 총 3년간 120억원 정도의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다. 모기업이나 지역연고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닌 순전히 허 구단주의 사비를 통해 운영된 원더스였다. 원더스는 애초에 기부의 개념을 통해 탄생한 구단으로 그 의지가 끊긴다면 존속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최근 내부에서도 공식적인 위치를 보장받지 못한 원더스의 운영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수익을 낼 수 없는 독립구단의 한계를 개인의 ‘야구사랑’이 극복하기는 힘들었던 셈이다. 이는 3년이라는 시한부 운영 이후 해체라는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제 2의 원더스, 제 3의 원더스가 탄생하더라도 근본적인 대책, 현실적인 모델 없이는 다시 이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독립구단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결국 새롭게 출범할 독립구단은 지역 연고지와 해당 지역의 기업과 더욱 밀착된 모델이어야 한다”며 “운영비 또한 적정수준인 15억원 내외로 기준을 잡는 것이 현실적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원더스는 허 구단주의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프로구단 부럽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이 추가 독립구단 탄생을 위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독립리그 운영에 큰 관심을 갖고 사업 검토를 했던 경기도가 최종적으로 리그를 포기하게 된 데에는 고양 원더스의 운영 규모에 대한 검토가 역효과를 냈기 때문이었다.
허 구단주와 같은 인물이 아니라면 독립구단 창설의 주체가 연간 40억원 정도의 막대한 운영비를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다 적정규모의 독립구단 모델이 나오는 것이 리그의 존속, 발전을 가능케하는 복수의 구단 탄생에 더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한 재정건전성과 지속성을 위해서는 시민구단이자 지역 기업들의 지원을 받은 형태의 모델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독립구단 창단을 위해 뛰고 있는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 사진=MK스포츠 DB |
프로구단처럼 모기업을 바탕으로 한 구단 탄생도 근본적인 대안 중 하나다.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을 모기업으로 한 독립구단의 탄생이 필요하다. 운영비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광고효과와 지자체의 지원까지 감안하면 그 운영비는 기업들에게 충분히 지원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독립리그와 KBO와의 연계는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독립된 리그로서 자생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과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독립구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의 의견이다. 관계자는 “지금처럼 퓨처스리그와의 교류전 등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리그의 탄생이 독립구단의 존속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다수의 독립구단들이 창단돼 리그가 열린다면 지역 방송국 혹은 케이블 채널, 인터넷 미디어 등과 연계한 방송중계도 가능하다. 퓨처스리그처럼 프로리그의 하부리그 개념이 아닌 독립된 리그로서 자생하게 된다면 지역
찬란했던 원더스의 해체는 제 2의 독립구단에게 절망의 벽이 될 수 있다. 원더스를 모델로 한 새로운 독립구단의 탄생은 사실상 요원하다. 이후 또 다른 기적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존속 가능한 건전한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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