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인천은 피하고 싶은 상대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비는데 긴장이 된다. 게다가 ‘지은 죄’까지 있어서.” 최용수 서울 감독은 13일 인천전을 앞두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지은 죄라고 표현할 정도로 1달 전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8월 16일 인천을 홈으로 불러들여 5-1로 크게 이겼다. 최용수 감독이 “시즌 최고 경기력”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완벽했다.
서울은 이후 파죽지세였다. K리그 클래식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 행진을 달리며 6위까지 뛰어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는 준결승까지 오르며 세 마리 토끼를 넘보고 있다.
↑ 최용수 서울 감독은 1달 전 김봉길 인천 감독에게 ‘아부’와 ‘호소’로 방심을 유도해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에는 오로지 전략으로 인천을 완파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서울과 인천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당시 3연승을 달렸던 인천은 서울전 대패 이후 기세가 한풀 꺾였다. 8위까지 올라섰으나 1승 2무 1패로 주춤하다. 8위 자리도 위태롭고 최하위 경남과도 승점차가 5점에 불과하다. 6위 서울과는 승점 13점차로 8경기가 남아있지만 냉정히 말해 상위 스플릿 진입은 어려워졌다.
그런데 그 ‘인천삼륙작전’의 흑막에는 최용수 감독의 간절한 호소와 아부가 있었다. 최용수 감독의 혼이 실린 연기에 김봉길 인천 감독은 ‘당했다’고 주장했다. 1달 전 전화가 와서 주축 선수를 뺄 수밖에 없으니 살살 하자는 후배의 호소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는 것이다.
심리 싸움에서 당한 김봉길 감독은 “우는 소리로 전화해 주전을 못 보낸다고 하더라. 그런데 스코어가 5-1이었다. 여우가 따로 없다”라며 “미안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전화 연락도 없더라”라고 했다.
28일 만에 다시 만나 서울과 인천이다. 공교롭게 서울이 처한 상황은 4주 전과 다르지 않았다. 서울은 오는 17일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을 갖는다. 3개 대회 가운데 가장 힘을 주고 있는 AFC 챔피언스리그다.
서울은 또 다시 에스쿠데로, 몰리나, 에벨톤, 김진규, 고명진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윤일록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제외됐다.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이다. 최용수 감독의 전화 연락이 없었으나 김봉길 감독은 “하나같이 좋은 선수들이다”라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경계심과 긴장감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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