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양상문의 아이들’이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대형 사고다. 최승준(26‧LG 트윈스)이 거포 갈증을 푸는 시원한 한 방을 잠실구장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버렸다.
최승준은 올 시즌 양상문 LG 감독이 기대를 크게 갖고 있는 타자다. 최승준은 2군 타석에서는 꽤 무서웠다. 퓨처스리그 84경기서 20홈런을 터뜨렸고, 타율도 3할3리를 기록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2군 거포’였다. 양 감독도 LG 미래의 거포로 낙점했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다 9월 확대 엔트리 5명과 함께 1군에 합류시켰다.
↑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3회말 2사 1루에서 LG 최승준이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후 최태원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홈으로 향하고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최승준 카드는 딱 맞아떨어졌다. 장원삼이 크게 흔들리던 4-1인 3회말 2사 1루서 쐐기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의 대형 홈런(125m)이었다. 2군 홈런왕 출신인 최승준이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1군서 담장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장원삼은 3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LG는 삼성을 상대로 12-3의 대승을 거뒀다.
최승준은 홈런 한 방을 기록한 이후 곧바로 김용의와 교체됐다. 수비 강화를 위한 양 감독의 선택. 또 다른 배려도 있었다. 양 감독은 “최승준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홈런을 쳐서 분위기에 흔들릴 수도 있다. 이미 100% 이상의 활약은 다 했다. 그 좋은 기분을 가지고 가라는 의미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최승준의 이날 한 방은 의미가 크다. 최근 1군 합류 5경기 10타석 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1군에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런데도 최승준은 “홈런이 너무 늦게 나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오래 기다린 홈런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최승준은 1군 적응을 위해 스윙을 바꿨다. 김무관, 신경식 타격코치가 특별 지도했다. 뒤에서 돌아나오던 큰 스윙을 짧은 스윙으로 바꿨다. 2군과 다른 1군의 공 스피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다.
최승준은 “1군은 확실히 2군과 볼 끝이 다르다. 타이밍을 못 잡아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면서 “스윙을 바꾸고 야간 경기를 하면서 적응이 됐다. 시즌 초반 1군 기회를 주셨던
최승준은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안다. 팀은 최승준에게 한 방을 원하고 최승준도 팀을 위한 한 방을 원한다. “난 컨택 타자가 아니다. 홈런 욕심이 난다. 올 시즌 기회가 온다면 2~3개 홈런은 더 치고 싶다.” 최승준의 거포 본능이 1군서도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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