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강윤지 기자] ‘도마의 신’ 양학선(22·한체대)은 시상식 직후 찾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온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의 손등 위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홈에서 열린 경기서 최고의 연기를 보이지 못한 억울함,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금메달로 보답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었다.
↑ 부상 투혼을 발휘한 양학선. 그는 통증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선사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양학선은 온전치 못한 몸 상태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이 미세 파열된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려왔다. 대회를 30일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있었던 국가대표 선수단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몸 상태만 좋다면 ‘양2’ 연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부상은 그의 바람처럼 그리 쉽게 낫지 않았다. 오히려 대회를 앞두고 지난 19일 가진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하는 도중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결국 훈련을 조기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의 걱정을 샀다. 양학선은 “그냥 아프다. 내 의지를 믿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슬퍼했다.
믹스트존 인터뷰 후 마음을 추스르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학선은 “일단은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아쉽다.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오신 것을 처음 봤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다.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금메달을 거머쥔 쉑웨이훙(홍콩)이 “올림픽 챔피언인 양학선이 있어 금메달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양학선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도마의 신’이다. ‘신’의 도약이 부상 앞에서 잠시 주춤했을 뿐이다. 양학선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부터 메달을 따기 시
비록 성적 상으로 ‘최고’의 결과는 아니었을지언정 양학선은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선사했다. 그의 연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가슴 깊숙한 곳에 박히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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