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故 김형칠 선배 묘에 찾아가서 한 번 자랑하겠다.” “故 김형칠 선배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한국 승마가 28년만에 아시아경기대회 종합마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상욱(41·레츠런승마단)은 한국 승마 역사상 처음으로 이 종목 2관왕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가장 감격적인 순간, 마흔을 훌쩍 넘긴 역전의 용사들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선배를 떠올렸다.
↑ 한국 승마가 28년만에 아시아경기대회 종합마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의 맏형 전재식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선배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인천)=김원익 기자 |
경기 종료 후 진행된 기자회견서 전재식은 “아직도 벅차서 말이 잘 안나온다. 많은 분들이 한국의 종합마술을 지원하기 위해서 애써주셨다”며 “마지막에 훈련 여건이 정말 안됐는데 대한 승마협회에서 전지훈련을 보내주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감사드린다”라며 단체전 금메달의 소감을 밝혔다.
개인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전재식은 “오늘 많은 관중분들이 찾아와서 뜻밖에 많은 박수들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플래쉬 세례도 받아던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제 또 이런 순간을 누릴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 순간 가장 보고 싶은 얼굴은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종합마술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사고로 숨진 故 김형칠 선수였다.
전재식은 “저희와 함께 승마를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김형칠 선배에게...”라고 말한 이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눈주위가 붉어진 전재식은 “대회에 나설때마다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다. 끝나고 김형칠 선배 묘에 가서 자랑 한 번 하겠다.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 승마 종합마술 2관왕 송상욱 역시 가장 기쁜 순간 故 김형칠을 떠올렸다. 사진(인천)=김원익 기자 |
무엇보다 보고 싶은 얼굴은 故 김형칠이었다. 송상욱은 “우선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김형칠 선배 생각이 많이 났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상욱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사고가 날 때 내가 경기를 하기 바로 직전에 선배가 뛰어서 사고가 났고 내가 이후에 뛰었다. 그때 꼭 금메달로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안됐고, 광저우 때도 실패를 했다”면서 “그래서 이번에 2관왕으로 이렇게
송상욱에게도 30년 가까운 승마 선수로의 생활 끝에 일군 값진 2관왕. 전재식 역시 마찬가지다. 불혹을 훌쩍 넘어 50세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 얻은 금메달이다. 그렇기에 더욱 선배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졌던 이들이었다. 故 김영칠 전상서는 그래서 더 감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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