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 탁구의 자존심 주세혁(34‧삼성생명)이 단체전 은메달에 그친 뒤 아쉬운 심정을 내비쳤다. 아니 속상했다.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은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 탁구 단체 결승전서 중국에 0-3으로 완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은 대회 6연속 결승전서 중국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그치는 비운을 또 느껴야 했다.
↑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맏형 주세혁이 유남규 감독과 유승민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이날 1경기에 가장 먼저 나선 주세혁은 마룽과 맞대결을 벌였다. 1, 2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를 듀스 끝에 12-10으로 가져왔다. 4세트가 아쉬웠다. 15-15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15-17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초반 리드를 잡고도 아쉽게 놓친 세트가 많았다.
주세혁은 경기를 마친 뒤 울분을 토했다. 주세혁은 “너무 아쉬운 경기였다”며 말문을 연 뒤 “리드를 하다가 내준 세트가 많았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경기를 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세혁에 이어 출전한 후배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1경기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주세혁은 “1번으로 나선 내가 이겨주면 뒤에 다른 선수들도 더 자신감을 갖고 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한국 탁구는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남자 단체전 금맥이 끊겼다. 8회 연속 결승 진출과 6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모두 중국에 막혔다.
주세혁이 가장 마음이 아픈 것도 발로 이 때문이다. 중국의 벽이 너무 높아 은메달에 만족하는 분위기가 싫었던 것. 주세혁은 “은메달에 만족을 하는 것이 속상하다. 우리는 금메달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세혁은 “요즘은 투자를 많이 해주시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으로 밀어주는 중국과 비교하면 투자와 규모가 10대1의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표팀 운영과 유소년 시스템 등 체질 개선을 해야 중국을 10번 만나 1번이라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주세혁은 “이번 대회가 좋은 경험이 됐다. 후배들도 자신감 있게 몰아붙이고 활기찬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주세혁은 10월1일 오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남자 단식 32강전서 북한의 최일과 맞붙는다. 주세혁은 “일단 단체전은 다 잊고 내일 개인전에 집중하겠다. 북한의 최일 선수와 만나는데 세계선수권에서 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한국 남자 타구의 자존심 주세혁의 포효.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