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SK 선발투수 트래비스 밴와트(28)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묵직한 140km대 중반의 직구는 타석 구석구석을 굉음을 내며 찔러댔다.
1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등판한 밴와트는 SK 마운드의 ‘파랑새’다. 최근 3연승에 원정 5연승의 상승세 때문만은 아니다. SK는 그가 등판한 10경기에서 9승을 거뒀다. 특히 LG와 벼랑끝 4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로선 밴와트의 호투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 SK 선발 밴와트가 1일 대전 한화전서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뜻하지 않은 장애물이 밴와트의 발목을 잡았다. 바로 투구 수였다.
이만수 SK 감독은 밴와트가 최소한 7회까지 던져줄 것으로 기대했다. 밴와트를 누구보다 믿고 있는 이 감독이었다.
1회부터 밴와트의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3회까지 안타는 하나도 안 맞았지만 6명의 타자를 출루시켰다. 몸맞는 공이 2개, 볼넷이 3개, 실책이 1개였다. 당연히 투구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밴와트가 2회까지 던진 공은 무려 60개. 3회를 마쳤을 땐 77개였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면 5회 넘기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4회를 공 11개로 잘 막은 밴와트는 5회 들어 다시 볼넷을 남발하며 25개의 공을 던져 투구 수는 113개가 됐다. 밴와트의 올 시즌 최다투구 수는 115개. 밴와트의 이날 투구는 5회가 마지막이었다.
SK는 4회에 1점, 5회에 2점을 내 밴와트의 어깨를 가볍게 했지만 한계 투구 수를 넘긴 밴와트는 더 이상
5회까지 피안타 2개에 무실점. 비록 승리투수 요건은 갖췄지만 사사구 7개를 내주며 가까스로 5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선발투수의 가장 큰 덕목이 ‘이닝 이터’란 사실을 새삼 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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