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직전 결정적 위닝샷은 국가대표 루키 김종규가 해냈다. 아시아 최고의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압도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농구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79-77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 금메달을 따낸 한국 김종규가 메달을 바라보며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
김종규는 승리를 확정한 듯 포효를 했다. 그러나 다시 경기에 집중해 마지막까지 한국의 골밑을 지켜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비로소 김종규도 동료들과 함께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이날 김종규는 화끈한 추격의 덩크슛을 포함해 17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반면 하다디는 14점 6리바운드 6실책으로 최악의 플레이를 한 뒤 고개를 숙였다.
금메달을 목에 건 김종규는 감격의 기쁨보다 겸손이 먼저였다. 오늘의 감동이 아닌 내일의 더 큰 영광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종규는 “정말 이것을 위해 지난 5개월간 힘든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결과가 좋아 정말 기분이 좋다”며 “지금 온 행운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끝까지 뛰어준 형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금메달의 영광을 함께 뛴 동료들에게 돌렸다.
김종규는 지난해 프로농구 신인왕 출신이다. 프로 2년차인 김종규는 대표팀에서 뛰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종규는 역시 겸손했다. 김종규는 “단지 슛이 조금 더 좋아졌을 뿐이다. 감독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 것 정도가 내가 더 성장한 것”이라며 “난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 명을 제치고 슛을 넣거나 패스를 해줄 수 있는 1대1 능력도 없다. 이번 대회서 자신감을 얻어 더 좋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큰 감격에도 더 큰 성장을 위해 진지하게 고개를 숙인 김종규. 한국 남자농구의 미래가 밝다.
↑ 김종규의 금빛 덩크.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