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천안) 이상철 기자] 10일 슈틸리케호의 데뷔 경기인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천안종합운동장의 기자석이 술렁거렸다. 경기에 나설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이 발표된 직후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그토록 꽁꽁 숨겼던 ‘첫 선택’이 공개됐는데, 상당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상상 그 이상의 조합이다. 팀 내 A매치 최다 출전 및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이동국(전북)과 간판선수로 성장한 손흥민(레버쿠젠)이 베스트11에서 빠졌다. 중앙 수비의 축이었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비롯해 차두리(서울), 이명주(알 아인), 박주호(마인츠)도 모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손흥민이 A매치에서 베스트11에서 제외된 건 지난해 10월 브라질전 이후 1년 만이다. 그의 자리에는 김민우(사간 도스)가 섰다. 원톱 자원으로 이동국과 김승대(포항)이 있음에도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었던 조영철(카타르SC)을 내세웠다. 그만큼 의외의 선택이었다.
↑ 손흥민이 A대표팀 소집 후 열린 A매치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한 건 지난해 10월 브라질전 이후 처음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김승대, 박주호,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승규(울산))과 유럽파(손흥민)을 가리킨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암시대로 파라과이전 베스트11에 제외됐다.
파라과이전 외에도 오는 14일 코스타리카전, 한 번 더 점검 기회는 있다. 지친 선수들이 보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제대로 점검하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선수들을 체크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그러면서 ‘선입견’ 없이 하나하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최전방 공격수 조영철과 왼쪽 미드필더 김민우는 그동안 A대표팀에서 봤던 게 아니다. A대표팀에선 낯설 수 있지만 소속팀에선 익숙하다. 파격적이나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파격적인 선수기용과 관련해 또 하나 추측할 수 있는 건 우루과이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8일 우루과이전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았다. 그리고 ‘매의 눈’으로 태극전사들을 지켜봤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한 차례 점검을 했고, 어느 정도 충족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루과이전과 파라과이전의 베스트11을 비교하면, 응당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파라과이전 베스트11에 포함된 건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볼튼), 2명뿐이다. 이동국을 비롯해 손흥민, 이명주 박종우(광저우 부리), 차두리, 김주영(이상 서울), 김영권 등 7명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범영(부산)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슈틸리케호 1기에 소집되지 않
우루과이전에 뛰지 않거나(조영철, 김민우, 곽태휘, 김진현) 출전 시간이 적었던(남태희(레퀴야), 이용(울산), 한국영(카타르SC)) 이들을 집중적으로 더 체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의 첫 선택 기준이 단순히 ‘피로 누적’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파격 실험’이라고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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