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천안) 이상철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파격이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철두철미하게 준비된 계산부터 소탈한 행보까지,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골키퍼의 골킥부터 공격수의 마무리 슈팅까지 세밀한 부분까지 계획하고 준비를 다 마쳤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라과이전을 앞두고서 완벽한 경기력을 펼쳐 무실점과 함께 승리를 거두겠다던 출사표를 던졌다.
언뜻 결과를 중요시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내용에 더 충실했다. 짧은 기간이나 준비한 걸 얼마나 경기에서 보여주는지, 그 만족감을 느끼겠다고 했다. 백지 상태에서의 선수 점검 등 본연의 목적도 잊지 않았다. 그 하나하나가 파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서프라이즈’는 경기 시작 1시간 전 발표된 선발 출전 선수 명단부터였다. 꽤 파격적인 베스트11을 가동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 이동국(전북)을 비롯해 손흥민(레버쿠젠), 이명주(알 아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가 빠졌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0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입장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천안)=한희재 기자 |
첫 속살을 보인 전술도 흥미로웠다. 기본 전형은 4-2-3-1이나 시시각각으로 바뀌었다. 지난 7일 소집 첫 날 전술의 유연성을 강조했던 슈틸리케 감독인데 그 색깔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전방의 선수들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조영철(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이청용은 쉴 새 없이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왼쪽 미드필더인 김민우가 오른쪽 수비까지 내려가는 등 포지션 변화 폭도 컸다. 잦은 위치 변화와 빠른 공간 침투로 전반 27분과 전반 32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도 파격적이었다. 골을 넣어도 가볍게 박수만 치는 등 조용히 팔짱을 끼고 그라운드만 응시하던 독일에서 날아온 신사는 경기 직전 깜짝 행동을 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시작하기 전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갔다. 주심, 선수들보다 먼저 나가 홀로 서있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교체 선수들은 양팀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페어플레이어기 및 양국 국기와 함께 입장한 뒤 벤치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 관례를 깼다.
돌발적인 행동처럼 보였다. 상당히 의아함을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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