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젊은 투수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끝판대장’ 오승환(32)의 투혼이 한신 타이거즈를 바꾸고 있다. 퇴화돼 가던 가을야구 DNA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신은 12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2차전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경기에서 12회초까지 0-0으로 비겨 무승부를 기록,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했다. 1차전 1-0으로 승리한 한신은 상위팀에 어드밴티지를 주는 클라이맥스시리즈 룰에 따라 2차전 12회말 공격없이 무승부 콜드게임으로 선언됐고, 3차전을 치르지 않고 1승1무로 창단 후 최초로 퍼스트스테이지를 통과하게 됐다.
↑ 12일 일본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2014 일본프로야구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2차전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오승환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상황에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오승환이 11회초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선발 노미 아츠시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日 |
일본에서 전문 마무리 투수가 3이닝을 던진다는 일은 일종의 사건에 가깝다. 더구나 전날에 이은 연투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일본 첫 3이닝 투구를 중요한 순간인 포스트시즌에서 선보이며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4이닝 역투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오승환은 시즌 막판 거의 매일 경기에 나오면서 한신의 리그 2위를 이끌었다. 더구나 시즌 최종전까지는 5일 연속 마운드에 올라 1승 3세이브를 거뒀다. 오승환의 투철한 책임감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승환의 투혼은 한신을 일깨웠다. 2007년부터 센트럴리그에 도입된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한신은 1승 8패로 유독 약했다. 2위로 진출했던 2008년, 2010년과 2013년에는 어드밴티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3위팀에 잡히며 단기전 징크스에 걸리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히로시마와 대결이었다. 지난해 안방 고시엔에서 2연패로 탈락했던 한신은 설욕을 벼르고 있었다. 이를 오승환이 현실로 만들었다.
↑ 12일 일본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2차전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양팀은 12회말까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신은 퍼스트스테이지 1승 1무로 파이널스테이지 진출을 확정지었다. 오승환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상황에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괴 |
한국시리즈 통산 11세이브, 포스트시즌 13세이브로 모두 한국최다기록 보유자인 오승환의 가을 본능이 한신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많은 셈이다. 일본 진출 첫 해임에도 오승환은 한신의 중심선수로 거듭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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