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해 포스트시즌 역시 시리즈 승부를 가린 것은 한 방의 미학이었다.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LG 트윈스 최경철의 스리런 홈런이 기선을 제압했고, PO 4차전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의 스리런포와 강정호의 쐐기 투런포가 LG를 무너뜨렸다.
올 시즌 팀 최다 홈런을 기록한 넥센과 그 뒤를 따른 삼성 라이온즈. 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KS)의 승부의 추는 누가 결정적 홈런을 더 많이 때리느냐에 따라 기울 가능성이 크다. KS 1차전부터 대구 하늘에 홈런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이 무서운 이유는 PO 내내 ‘홈런왕’ 박병호가 침묵했다는 것. 박병호는 올 시즌 52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PO에서는 잠잠했다. 한 번 터지면 무섭게 몰아치는 스타일. 박병호는 삼성을 상대로도 7개의 홈런을 기록, 9개 구단 두산(10개), NC(9개)에 이어 많았다.
넥센은 박병호 없이도 홈런 파티를 열었다. 팀 내 홈런 서열 2, 4위 강정호(40개)와 유한준(20개)은 나란히 홈런 2개씩 기록하며 짜릿한 손맛을 봤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찍었던 윤석민(10개)과 김민성(12개)의 결정적 한 방도 터졌다. 넥센에서는 팀 내 홈런 서열 3위 이택근(21개)과 5위 이성열(14개)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상태다.
삼성도 정면으로 맞선다. 올 시즌 넥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려낸 팀이 바로 삼성. 시즌 16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넥센이 20홈런 이상 4명, 주 자릿수 홈런 7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도 20홈런 이상 타자만 4명으로 만만찮다. 특히 삼성은 이승엽(32개)과 최형우,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31개)가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박석민(27개)도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제외되지 않았다면 30홈런 대열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역대 KS 최다 홈런 기록은 16개(2004년 현대-삼성전, 9차전). 7차전까지 치른 KS에서는 지난해 14개(두산-삼성)였다. 올해 KS에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1~4차
역대 KS 개인 최다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우즈(2001년)의 4개를 넘어설 새로운 KS 홈런왕 탄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홈런 대결 하나만으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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