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과 새 외국선수 샤데 휴스턴이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감독과 선수의 불화설? 절대 아니다. 위 감독은 휴스턴 길들이기에 나섰고, 휴스턴은 악명(?) 높은 위 감독을 바짝 긴장했다.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이 지난 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과의 시즌 개막 첫 경기서 60-56으로 이겼다. 3쿼터까지 15점차 리드를 지키다 경기 막판 1점차까지 쫓기는 등 진땀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극과 극으로 끝난 배경에는 휴스턴이 있었다. 휴스턴은 3쿼터까지 삼성 외국선수 모니크 커리를 단 4점으로 묶으며 완벽한 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 4쿼터 대량 17점을 허용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오른쪽)과 모니크 휴스턴. 사진=WKBL 제공 |
위성우 감독의 평가는 어땠을까. 냉정했다. 위 감독은 “휴스턴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팀의 색깔에는 아직 맞지 않는다”며 “내 성향을 알긴 알고 있다. 그런데 수비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 감독은 “휴스턴과 싸우든가 해서라도 고쳐 놓겠다”며 “아무리 기록적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더라도 우리 팀 컬러는 아니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선수라서 도움이 되지만, 못한 건 못했다고 해야 한다. 공격 성공률이 낮고 수비를 못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휴스턴의 이날 슛 성공률은 실제로 낮았다. 3점슛은 3개를 던져 2개를 성공시켰으나 2점슛 성공률은 33%(5/15개)에 그쳤다.
휴스턴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휴스턴은 “오늘 경기는 좋지 않았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다. 공격 외적인 부분인 수비와 리바운드를 더 잘하지 못했다”며 “수비에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색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휴스턴은 “감독님은 이호근 감독님과 그냥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서로 익숙하지 않아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며 차갑게 말했다.
이어 휴스턴은 “우리 감독님은 좋은 얘기를 할 때도 소리를 지르면서 한다. 원래 그런 스타일인 걸 알고 있다”며 “전에 감독님(이호근 감독)은 차
옆에서 듣고 있던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도 거들었다. 위 감독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선수. 박혜진은 “휴스턴을 위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마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매정하게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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