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안준철 기자] “대학 동기 (박)정권한테 기좀 받으려고 했더니 일본에 있다며 멀리서라도 기를 전해주겠다고 하더라.”
넥센 히어로즈의 유한준(33)이 소리없이 가을을 불태우고 있다. 강정호(27)의 활약에 가렸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그 못지않게 매서운 타격을 뽐내고 있는 선수가 유한준이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연속 안타와 2개의 홈런을 신고한 유한준은 4일 벌어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 일 대구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1차전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 넥센 유한준이 안타를 날리고 1루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그런 유한준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동국대학교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박정권(33·SK)과 통화한 일화를 알려줬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서 유난히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여 ‘가을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 유한준은 절친의 비결과 좋은 기를 받고자 통화를 시도한 것이다.
박정권이 유한준에게 해준 조언은 ‘삼진을 당하라’는 것이었다. 유한준은 “뭔가를 하려고 욕심부리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는 뜻이더라”면서 “그래서 정규리그와 크게 다를 것 없이 ‘내가 해내야지’라는 마음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뒤에는 박병호와 강정호 등 ‘한 방’을 갖춘 훌륭한 타자가 있다”면서 “출루만 하면 득점 확률을 높일
3번 타순에서 꾸준히 제몫을 하는 유한준이 있어 상대 투수들은 4번 박병호·5번 강정호로 이어지는 넥센 중심 타선에 더욱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드러나지 않지만 유한준의 활약에 넥센의 가을야구가 술술 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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