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남구 기자] 예상 밖의 갑작스런 부상이었다. 올 시즌 든든하게 센터라인을 책임졌던 중견수 박해민이 부상을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외야수 운용에 한층 압박이 가해졌다.
박해민은 5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부상을 당했다. 박해민은 3회 2사후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베이스에 손가락을 접질려 왼손 약지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 스태프가 곧장 그라운드를 달려가 부상정도를 체크했지만 박해민은 교체되지 않았다. 박해민은 통증을 참고 이지영의 적시타에 홈을 밟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박해민은 4회 수비 때 김헌곤과 교체 됐다.
↑ 박해민의 부상으로 삼성 외야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부상으로 교체된 뒤 곧장 병원으로 향한 박해민의 부상정도는 불행히도 좋지 않았다. MRI촬영 결과 왼손 약지 인대가 50% 정도 손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2차전이 끝나고 난 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타격은 힘들 것 같다. 수비나 대주자가 가능하면 기용하고 안된다면…”이라며 차마 말을 맺지 못했다. 류 감독의 대답에서 큰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박해민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사실상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다. 박해민은 올 시즌 배영섭이 군입대로 무주공산이 된 중견수 자리를 훌륭히 메꿔 냈다. 한 시즌 동안 든든히 센터라인의 공백을 메워준 박해민의 공백은 크게 느껴진다. 우선 대안으로 꼽히는 선수는 김헌곤이다.
김헌곤 또한 박해민과 같이 발이 빨라 넓은 수비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한 시즌 동안 주전 중견수로 활약한 박해민의 공백을 100% 메꿔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남는 것이 사실이다. 방망이는 나쁘지 않았다. 김헌곤은 올 시즌 타율 2할6푼의 타율과 3할5푼9리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박해민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문제는 박해민의 부상으로 얇아진 외야수 층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5명의 외야수(최형우, 박해민, 박한이, 김헌곤, 우동균)만 등록했다. 넥센 7명에 비해 적은 수다. 삼성은 수비나 주루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준 박해민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경기후반 자유로운 대주자 활용이나 대타기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해민은 이번 한국시리즈 출전이 처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수비와 돋보이는 출루능력을 보여줬다. 박해민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우선 당장 눈앞의 현실을 걱정해야하는 삼성이다. 삼성 외야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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