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우승이 걸린 한판은 아니었다. 가장 앞서가던 전북이 결승 지점에 일찌감치 도착하면서 K리그 클래식 우승레이스는 김이 샜다. 그렇다고 라이벌전이 퇴색된 건 아니다. 이 순간만은 ‘1승’이 중요했다. 서로를 못 이겨 안달인 수원과 서울이다. 그리고 그 슈퍼매치의 열기는 뜨거웠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서울과 슈퍼매치에 대해 “항상 많은 축구팬이 찾아온다. (유럽 같은 분위기가 나니)특별하면서도 즐거운 경기다. 선수들에게도 ‘즐겨라’라고 주문을 한다”라고 말했다. 화기애애하게 말했지만 수원 선수단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선수대기실에는 ‘우리! 오늘은 서울마저 박살낸다!’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지난 8월 3일 포항전 이후 두 번째다. 3개월 전 ‘오늘! 우리는 포항을 박살낸다!’라는 플랜카드를 걸어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해 4-1 대승을 거두며 포항전 징크스를 탈출했다.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승리를 장식하기 위해 준비한 2탄인 셈이다.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일깨우는 시각적인 효과가 있다”라면서 또 한 번의 대승을 기대했다.
↑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는 역시 K리그 최고의 상품 중 하나였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시즌 전적은 서울의 2승 1패 우세. 그러나 가장 최근에 열렸던 10월 5일 맞대결에서는 수원이 로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 장소는 서울의 홈구장이었다. 수원전 3연승 행진이 끝난 것보다 홈 패배가 더 아팠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달 홈에서 졌는데 되갚아줘야 한다. 슈퍼매치 연패는 절대 안 된다. 오늘 이겨서 눌러줘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감독의 필승 의지는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로저와 김진규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으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골문을 조준했다.
공방은 후반 들어 더욱 뜨거워졌다. 수원과 서울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지지 않는 축구가 아닌 이기는 축구를 펼치려 했다. 지키는 축구는 없었다. 그러면서 그라운드를 감돌던 긴장감도 내내 팽배했다.
경기도 극적이었다. 추가시간 3분이 다 끝나갈 무렵, 극적인 골이 터졌다. 고요한이 절묘한 헤딩 슈
슈퍼매치에 대한 상품가치도 높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찾아왔다. 이날 3만4029명이 자리해, 지난 4월 27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2만9318명보다 5000명 가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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