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잠실에서 두 번 이겨 끝내겠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목동을 떠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넥센 히어로즈에 4차전 완패를 당한 뒤 던진 한 마디. 주도권을 내준 한국시리즈는 2승2패 원점. 의심했다. 류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6차전에 끝낼 기세다.
삼성은 지난 10일 잠실 5차전서 9회말 2사 후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미 6차전 우승 각본은 썼다. 역사적인 통합 4연패까지 남은 승수는 단 1승. 삼성이 11일 잠실 6차전서 끝낼 수 있는 이유. 많다.
↑ 지난 10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삼성이 넥센을 9회 말 짜릿한 끝내기로 승리를 거뒀다. 삼성 선수들이 최형우의 끝내기에 환호하는 가운데 넥센 포수 박동원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단기전 승부는 분위기 싸움이다. 그래서 1차전이 중요하고, 선취점에 승부를 건다. 주도권, 분위기를 먼저 잡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5차전. 잠실구장으로 옮긴 삼성과 넥센이 총력전을 펼쳐야 했던 시리즈 분수령이었다. 삼성은 4차전 무기력하게 3-9로 졌다. 투‧타 모두 완패. 분위기는 넥센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애써 “잠실은 우리가 더 강하다”고 외쳤다. 졌지만, 분위기를 뺐기지 않기 위한 발언이었다.
삼성은 5차전서 9회말 2아웃까지 0-1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삼성은 9회말 2사 1, 3루 찬스서 최형우가 2타점 끝내기 2루타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 선수단은 더그아웃을 뛰쳐나와 우승을 해낸 듯 그라운드를 푸른 유니폼으로 물들였다. 그 뒤로 허망한 넥센 선수들은 잘 싸우고도 고개를 숙였다.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넥센과 기적의 역전승을 이룬 삼성의 분위기 차이는 크다. 분위기는 삼성으로 넘어갔다.
▲ 뜻하지 않은 투수전 소득
삼성이 넥센을 상대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마운드다. 단기전은 투수놀음. 삼성은 든든한 선발진과 불펜진을 거느리고 있다. 반면 넥센은 하루하루가 곤욕스러운 버티기 싸움이다. 5차전 박빙 승부로 극과 극 결과를 낳았다. 웃은 쪽은 삼성이다.
삼성은 단 2명의 투수로 끝냈다. 선발 릭 밴덴헐크가 7이닝 1실점으로 책임졌고, 안지만이 2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막아냈다. 마무리 임창용을 아꼈고, 필승조 총력전은 없었다. 안지만은 21개의 공을 던졌다.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의 투구수가 적어 6차전도 대기할 수 있다”고 했다. 6차전 선발 윤성환은 2차전 7이닝 1실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영웅이다. 투수력 소모는 없었다.
반면 넥센은 출혈이 컸다. 필승조를 투입하고 졌다. 포스트시즌 내내 많은 투구를 했던 조상우가 ⅔이닝 동안 22개의 공을 던졌고, 변칙 마무리로 나선 손승락도 1⅓이닝 동안 28개의 투구수를 소진했다.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6차전 상황에 따라 연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위를 확신할 수 없다. 6차전 선발 오재영에게 기대야 한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눈부셨다. 한 번 더 막아내야 하는 부담이 크다. 4차전 선발로 나섰던 앤디 밴헤켄도 대기다. 7이닝 동안 80개를 던진 뒤 이틀밖에 못 쉬었다.
▲ 팀 타율 3할의 데이터
삼성은 한국시리즈 내내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극적인 한 방은 나왔지만, 막강한 투수 싸움으로 3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6차전은 삼성의 타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그동안 안 터졌다. 정규시즌 때 3할을 쳤던 타자들이다. (안타가)나올 때가 됐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시리즈의 한 경기는 체력과 정신적 소모의 차이가 다르다. 우린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5차전까지 부상을 당한 박해민과 포수를 제외하면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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