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김원익 기자] “언젠가 사랑하는 동원이 곁에 간다면 오늘의 이 생생한 영광된 모습을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부산 시민들과 야구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제 1회 무쇠팔 최동원 상’ 시상식장이 감동의 눈물바다가 됐다. 故 최동원 선수의 모친인 김정자 여사의 소감 한 마디 한 마디에 야구원로, 현역 야구선수, 야구팬 등 이날 자리한 500여명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오롯이 야구인과 야구팬들을 위한 자리였다. 이날 시상식은 어우홍, 박영길, 김인식 전 감독, 한문연 NC 다이노스 코치,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김용철 전 롯데 코치, 허구연 MBC 스포츠 야구해설위원, 등의 야구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앞서 최동원상 선정위원회(위원장 어우홍 전 롯데 감독)는 지난 10월21일 양현종을 최동원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6가지 선정기준 중 3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승수는 16승(기준 15승), 탈삼진은 165개(기준 150개), 퀄리티피칭은 17경기(기준 15경기)를 각각 기록했다. 고인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 이후 故 최동원의 모친인 김정자 여사가 단상에 올랐다.
↑ 11일 열린 제 1회 무쇠팔 최동원 상 시상식서 故 최동원의 모친 김정자 여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부산)=천정환 기자 |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보낸 연로한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진한 슬픔이 묻어있었고, 이날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역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김 여사는 “이제는 동원이를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합니다. 3년 전 저희 가족은 동원이를 갑자기 잃고 실의에 빠져 있었을 때 전국의 야구팬들이 저희의 아들 최동원을 기억해주셨습니다. 지난해는 ‘무쇠팔 최동원 동상’을 사직구장 앞에 세워 살아생전 그토록 오고 싶었던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최고의 투수를 기리는 ‘최동원 상’을 제정해 시상해주셨습니다”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살아생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지만 지난 2011년 향년 53세로 작고할때는 그의 곁에 남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故 최동원을 기억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최동원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졌고 이후 야구인들이 힘을 합쳐 ‘무쇠팔 최동원 상’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김 여사는 “이 영광만으로도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순수 자발적인 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시상식이 열리는 이 과정까지 지켜본 저로서는 오늘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 벅찬 자리인지 형용하기 어렵습니다”라며 야구팬들의 사랑에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함께 모인 야구원로들은 물론, 이날 참석한 롯데 선수단과 야구팬들 모두 김 여사의 절절한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어 김 여사는 “지난 3년간 동원이를 아끼는 마음 하나로 오늘 이 자리까지 마련해 주신 최동원 기념사업회 권기우 이사장님과 양상문 이사님을 비롯한 이사진들, 동상건립을 비롯해 최동원상까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산은행 회장님과 BS금융그룹, 롯데 구단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첫 수상자로 선정된 양현종 선수에게도 깊은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도 정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마지막 말에는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만든 ‘무쇠팔 최동원 상’의 감격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저희 가족은 더 야구를 사랑할 것입니다. 최동원을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의 사랑과 따뜻한 격려에 힘입어 더 건승할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달려오신 팬 여러분과 부산 시민들과 존경하는 야구인들게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제가 언젠가 사랑하는 아들 동원이 곁에 가게 되면 오늘의 생생한 영광된 모습을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동원상’은 한국의 사이영상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투수상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야심차게 출발했다. 상금 역시 국내 프로야구 각종 시상금 중 최고액인 2000만원으로 BS금융그룹
또한 이날 시상식에는 야구 꿈나무 선수들도 초청됐다.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산 서구 리틀야구단이 참석했고, 전교생 52명 중 야구부가 21명으로 창단 2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성적을 낸 원동중 야구부원, 최동원의 모교인 경남고 야구부원들도 함께 자리해 뜻 깊은 행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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