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각본대로 흘렀다. 2014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미 5차전에 결정이 났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1-1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4승2패로 역사적인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의 우승 DNA는 그 누구도 뒤집을 수 없는 운명이었다. 삼성의 저력에 넥센의 강렬했던 도전도 사그라졌다.
올해 한국시리즈를 가른 것은 5차전이었다. 4차전까지 2승2패로 맞선 양 팀은 잠실로 옮겨 5차전을 치렀다. 가장 중요했던 한 판 승부. 삼성은 0-1로 뒤진 9회말 2사 후 최형우의 역전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뒤집으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 운명은 이미 한국시리즈 5차전에 정해져 있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6차전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이었다. 최형우는 “오재영을 상대로 문제없다. 오늘 우리 타자들이 확실하게 깰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으로 경기에 나섰다. 넥센 선발투수 오재영은 3회를 버티지 못하고 2⅓이닝 만에 4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성은 4회말 넥센에 1점을 내주며 추격을 잠시 허용했으나 6회초 무사 1, 2루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쐐기 3점 홈런이 폭발하며 꿈틀대던 넥센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삼성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넥센의 약한 불펜을 상대로 7회초 더 몰아쳤다. 1사 2, 3루서 대타 우동균의 2타점 적시타까지 더해져 9-1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넥센은 이른바 ‘멘붕(멘탈붕괴)’ 상태였다. 실책만 3개를 저질렀다. 3회초 오재영이 김상수의 희생번트를 잡지 못하고 살려 보낸 뒤 4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4회초 유격수 강정호도 이지영의 평범한 땅볼을 또 놓치며 5차전 9회말 실책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회초 무사 1루서 1루수 박병호마저 김상수의 희생번트를 잡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실책을 범하며 나바로의 쐐기 스리런포를 도왔다.
한 번 잡은 분위기로 휘몰아치는 삼성의 저력에 넥센 선수들의 혼은 빠져버렸다. 넥센이 자랑하던 클린업 트리오는 삼성 선발
단기전, 특히 한국시리즈는 분위기 싸움이다. 지난 3년을 경험하며 이겨낸 삼성은 5차전의 여운을 우승으로 연결시키는 법을 알고 있었다. 반면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넥센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법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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