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올 시즌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라는 최고의 애칭을 얻으며 명장 반열에 합류했다. 염 감독은 ‘없는 살림'에 팀의 얇은 선수층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페넌트레이스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올해로 감독 2년차를 맞은 염 감독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통합 4연패를 정조준한 류중일 삼성 감독에 도전했다. 결과는 아쉬운 패배. 그러나 염 감독의 2년차 시즌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 염경엽 넥센 감독. 사진=옥영화 기자 |
염 감독의 야구 철학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인내와 믿음. 이는 올 시즌 넥센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한창 순위싸움을 해야 했던 여름, 팀의 4번타자 박병호가 부진했음에도 염 감독은 단 1승을 위해 팀의 간판을 등지지 않았다. 더 멀리 내다볼 줄 알았던 염 감독의 이러한 능력은 팀 창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만의 관리 야구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염 감독은 오재영, 문성현 등 부진한 선발진에 시간을 주고 살아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즌 중 캠프’를 치른 이들은 결국 정규시즌 중후반 제 몫을 해내며 자리를 잡았다. 오재영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고 문성현은 데뷔 후 가장 많은 승수(9승)를 올리면서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2년차 감독답지 않게 침착하고도 강단이
염 감독은 이제 끝내 이루지 못한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내년 시즌을 기다리려 한다. 2014 프로야구는 끝이 났지만 염 감독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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