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양현종(26)이 미국 현지의 후한 평가를 이끌어낸 것은 치밀한 전략하에 준비한 한 편의 영상물의 힘이 컸다.
올 시즌까지 7시즌을 채워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KIA의 좌완 양현종은 올 시즌 가장 늦게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앞서 SK의 김광현과 넥센의 강정호의 해외진출 소식과 의사가 시즌전부터 알려진데 비해서 양현종은 시즌 막바지에 구체적인 의사가 드러났다.
하지만 오히려 현지 평가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뉴욕 데일리뉴스는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3선발급이다. 양현종의 투구를 지켜본 스카우트에 따르면 ‘2선발급으로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양현종에 대한 후한 평가를 실었다.
↑ 양현종이 치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전체적으로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셈인데, 이는 한국에서 준비한 다양한 준비의 영향이 컸다. 양현종은 한 국내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었는데 이 에이전시는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 등의 선수들이 포함된 MVP 베이스볼 에이전시(MVP 스포츠그룹)와 다시 제휴협약계약을 맺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MVP 베이스볼 에이전시를 통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 한 야구 전문가도 발 벗고 나서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을 직접 본 투수코치들과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고, 이것이 호의적인 미국 언론의 반응으로 이어지게 됐다.
해당 영상을 만든 관계자는 “투구폼이 가장 깨끗하고 잘 나온 모습들을 주로 찾아서 실었다. 가장 좋은 순간의 모습을 강조해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택했다”면서 “가장 먼저 아주 좋은 직구의 폼과 강력한 슬라이더를 던지는 폼을 편집해서 초반 영상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좌완이면서 150km 넘나드는 직구를 뿌릴 수 있으며 낙차 큰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는 양현종의 장점을 부각 시킨 셈이다. 거기에 리포팅도 덧붙였다. 슬라이더는 ‘충분히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구종’으로 묘사했다.
이어 체인지업을 던지는 영상을 3번째로 배치했다. 이것을 ‘미국에서 교정할 수 있는 구종’으로 소개하면서 ‘파워를 더 키우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커브를 소개해, 양현종이 비록 모든 구질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포-피치 투수라는 점을 알리며 선발투수로의 효용을 강조했다.
양현종의 많지 않은 나이와 꾸준한 성장세, 충분한 가능성, 깨끗한 투구폼과 안정적인 매커니즘을 인정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역시 해당 리포팅 내용에 상당히 공감했다는 것이 이 국내 관계자의 설명. 이때문에 양현종이 추후 2선발까지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미국 현지의 평가가 나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비교분석 자료도 첨부했다. 양현종이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토종 선수 중 다승 1위(16승)를 차지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세부 성적들을 다방면으로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8위를 차지한 KIA의 전력이 약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을 배출한 넥센 타선의 성적도 실었다. 만약 양현종이 넥센에 있었다면 20승 이상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거기에 올 시즌 투구 일지도 자세하게 분석했다. 4일 휴식 후 등판 등의 들쭉날쭉한 일정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강조하며 정상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맞춰준다면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내용도 포
이외에도 올해 기록적인 타고투저 양상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양현종의 최근 몇 년간의 성적의 기복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현재 몸 상태에 대한 확실한 설명과 자신감도 자료에 포함시켰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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