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통산 9차례 수비수석우수팀 선정. 코비 브라이언트(36·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가 미국프로농구협회(NBA) 최정상급 수비수로 인식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2005-06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 6연속 수비수석우수팀에 뽑히기도 했다.
이는 선진적인 스포츠 통계로도 확인된다. 브라이언트의 NBA 통산 ‘수비 승리 공헌(Defensive Win Shares)’은 49.52로 현역 선수 중 8위에 해당한다.
프로 19년째인 브라이언트보다 더 많은 시즌을 소화하면서 ‘수비 승리 공헌’이 높은 선수는 케빈 가넷(38·브루클린 네츠)이 유일하다. NBA 2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넷의 통산 ‘수비 승리 공헌’은 89.65로 브라이언트의 1.81배이자 현역 선수 중 2번째다.
↑ 브라이언트(24번)가 휴스턴 로키츠 원정에서 패트릭 베벌리(2번)을 수비하고 있다. 사진(미국 휴스턴)=AFPBBNews=News1 |
2013-14시즌 레이커스는 27승 55패 승률 32.9% 서부 콘퍼런스 14위로 9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3승 9패 승률 25%로 지난 시즌보다도 더 나쁜 그야말로 최악의 성적이다.
득점왕 2회 경력의 브라이언트는 2014-15시즌에도 경기당 27.5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르브론 제임스(30·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경기당 25.9점으로 브라이언트의 94.2% 수준이다.
그러나 다득점 능력은 건재하나 수비력은 팀 성적의 부진과 함께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실제 2014-15시즌 브라이언트의 ‘수비 승리 공헌’은 -0.1로 409위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NBA 출전 선수는 모두 414명이다. 브라이언트가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는 정도가 꼴찌에서 6번째라는 얘기다. ‘수비 승리 공헌’이 0 미만이라는 것은 차라리 뛰지 않는 것이 상대 공격 방어에는 더 낫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1996년 11월 3일 프로 데뷔 후 브라이언트가 유능한 가드/포워드를 결정적인 순간 훌륭한 대인방어로 제어하는 것을 우리는 숱하게 봤다. 프로경력 전체로 놓고 보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비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는 참고는 될 수 있으나 현재를 보장하진 않는다. 현재 브라이언트의 수비력은 어떤 비판에도 할 말이 정도로 떨어졌다.
지금이야말로 브라이언트 수비력의 ‘꾸준함’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이기도 하다. 순간적인 집중력으로 외나무다리에서 상대 에이스를 번번이 떨어뜨린 것과 시즌 전체, 특히 플레이오프가 아닌 정규시즌의 꾸준함은 별개의 문제다.
브라이언트가 ‘슈팅가드’만이 아닌 리그 모든 선수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비력을 시종일관 보여준 시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시즌인 1999-2000 NBA 당시 브라이언트는 21~22세였다.
그동안 승부의 갈림길에서 숱하게 보여준 ‘임팩트’ 혹은 어느덧 15년 전의 기복 없는 방어가 브라이언트의 ‘현재’ 수비력에 대한 비판마저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 브라이언트(가운데)가 홈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븐 커리(오른쪽)을 막으려 하고 있다. 사진(미국 로스앤젤레스)=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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