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06년 박명환(37·NC)이 세웠던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최고액이 깨지는데 7년이 걸렸다. 하지만 장원삼(31·삼성)의 ‘역대급 계약’은 1년 만에 밀릴 전망이다. 윤성환(33·삼성)과 장원준(29·롯데)이 투수 FA 최고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원 소속구단인 삼성과 롯데는 윤성환과 장원준을 무조건 잡겠다는 입장이다. 마운드의 높이는 곧 구단의 순위. 두 선발투수는 기본 두 자릿수 승리는 보장한다. 삼성과 롯데는 무리를 하라도 이들을 팀에 앉히겠다는 심산이다.
각 구단의 ‘토종 에이스’의 기준이 되는 선수는 장원삼이다. 장원삼은 지난해 말 30세의 나이에 FA 권리를 행사, 삼성과 4년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 박명환이 2006년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받은 4년간 40억원을 뛰어넘었다. 시장가치 및 평가는 윤성환과 장원준이 장원삼의 역대급 계약을 1년 만에 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투수 최대어’ 삼성 윤성환과 롯데 장원준이 투수 FA 최고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MK스포츠 DB |
윤성환은 최근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며 윤석민(28·볼티모어)이 빠져나간 국내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우완 선발로 꼽힌다. 또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책임지며 ‘빅게임 피처’임을 증명해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몇 가지 변수가 걸린다. 먼저 적지 않은 나이다. FA 권리 행사할 당시 장원삼은 윤성환보다 3세 어렸다. 좌완이라는 ‘메리트’도 누렸다. 투수의 팔이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장기 계약이 주를 이루는 FA 협상에서 나이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게다가 팀 내 FA 선수가 윤성환 외 4명(권혁·배영수·안지만·조동찬)이 더 있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삼성이 풀 수 있는 돈 보따리는 ‘무한대’가 아니다.
그 점에서 장원준이 윤성환보다 유리하다. 장원준은 윤성환보다 4세가 어리며, 팀 내 FA 선수도 장원준 외 2명(김사율, 박기혁) 뿐이다.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았기에 롯데로선 장원준에 보다 힘을 쏟을 수 있다.
기본적인 성적도 우수하다. 장원준은 2004년 데뷔해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을 제외하고 9시즌 동안 통산 258경기서 85승 77패에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27경기서 10승(다승 공동 12위)을 올렸고 4.59의 평균자책점(토종 8위)을 기록했다.
군 입대 전 15승(2011년)을 했던
롯데는 일찌감치 장원삼을 웃도는 수준의 카드를 제시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롯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장원준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협상은 장원삼 계약 수준부터 시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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