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 1경기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개인상 경쟁이 뜨겁다. ‘뻔한 결말’이 예상됐는데 외의의 ‘복병’이 등장했다. 스테보(전남)와 이승기(전북)가 득점왕과 도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흐름이 1년 전과 비슷하다. 지난해 득점왕과 도움왕은 ‘경기수’로 명암이 나뉘었다. 데얀(서울)은 김신욱(울산)과 19골을, 몰리나(서울)는 레오나르도(전북)와 13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출전 경기수가 적어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했다.
↑ 데얀은 지난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서 출전 경기수에서 김신욱을 따돌리고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극적인 역전 득점왕이 탄생할까. 사진=MK스포츠 DB |
36라운드까지만 해도 득점왕 산토스(수원)-도움왕 레오나르도로 판이 굳어지는 듯 했다. 이동국(전북)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사이 산토스는 지난 1일 울산전에서 13번째 골을 넣으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출전 경기수에선 이동국이 적지만 추가할 기회가 없었다. 산토스가 남은 4경기에서 1골만 넣으면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동국은 “박수를 쳐줄 준비가 되어있다”라며 산토스의 역전 득점왕 등극을 예상했다.
그러나 마의 13골이다. 산토스는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지난 22일 전북전에서는 정대세의 골키퍼 차징 파울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스테보가 치고 올라갔다. 스테보는 지난 22일 상주전에서 홀로 2골을 터뜨렸다. 시즌 첫 멀티 득점. 12,13호 골로 이동국, 산토스를 따라잡았다.
스테보는 출전 경기수가 34경기로 이동국(31경기)에 뒤지고 산토스와 같다. 그러나 출전 시간이 더 많아, 동률일 경우 산토스에 뒤진다. 오는 30일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산토스보다 1골이라도 더 많이 넣어야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다.
가장 불리할 수 있지만 가장 유리한 조건이기도 하다. 산토스가 포항 원정경기를 치르는 반면, 스테보는 인천 홈경기를 갖는다. 성남은 11위이며 스플릿 라운드 들어 매 경기 실점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득점 페이스가 좋다. 지난 16일 부산전(1골)에 이어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3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는 산토스도 득점왕 등극 가능성은 열려있다. 수원이 유난히 포항 원정에 약했지만, 산토스는 지난 8월 3일 포항을 상대로 2골을 넣은 자신감이 있다. 시즌 포항전 2경기 2골. 스테보는 시즌 성남전 3경기에서 1골만 기록했다.
↑ 이승기는 22일 수원전에서 9호 도움을 올리며 레오나르도(10개)를 바짝 쫓았다. 출전 경기수가 더 적어, 기록이 동률일 경우 도움왕을 차지한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승기는 지난 22일 수원전에서 후반 29분 이승현의 동점골을 도왔다. 시즌 9호 도움으로 지난 10월 18일 인천전 이후 5경기 만에 도움을 추가했다.
도움 1위는 아직 레오나르도다. 이승기에 1개 앞서있다. 그러나 출전 경기수에선 이승기(25경기)가 레오나르도(34경기)보다 적다. 이승기가 오는 30일 울산과 마지막 경기에서 도움 1개를 추가할 경우, 도움왕의 얼굴이 바뀐다. 지난해 출전 경기수 탓에 도움왕을 놓쳤던 레오나르도로선
지난해 득점왕 경쟁은 드라마틱했다. 마지막 날 얼굴이 바뀌었다. 김신욱(울산)이 유력했지만 데얀(당시 서울)이 전북전에서 19호 골을 터뜨리며 김신욱을 출전 경기수로 제쳤다. 김신욱은 팀의 준우승과 함께 득점왕까지 놓쳤다. 그 극적인 희비가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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