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이번에는 서울과 승부를 내고 싶다. 연장 및 승부차기가 없는 단판승부와 다르지 않다. (마지막 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걸린)결승이다. 우린 전쟁에 임하는 자세다.”(황선홍 포항 감독)
“지겨운 정도가 아니다. 포항과 참 힘든 경기를 펼쳤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겠지만 피가 말린다. 나 역시 승부차기를 치러서라도 오늘 끝장 승부를 봤으면 좋겠다.”(최용수 서울 감독)
26일 서울과 포항의 시즌 일곱 번째 승부. 보통 세 번, 많아야 네 번인데 두 팀은 무려 일곱 차례나 맞붙었다. 참 질긴 악연이다. 1승 4무 1패(승부차기는 무승부 처리)로 팽팽했다.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격돌한데 이어 K리그 클래식에서도 딱 한 장 남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놓고 다툰다. 서울이 FA컵 우승을 차지했으면 사이좋게 내년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 출전할텐데, 지난 23일 성남에게 덜미를 잡혔다. 두 팀 중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끝까지 서로를 밟아야 하는 악연이다.
↑ 서울과 포항의 질긴 악연은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시즌 일곱 번째 무승부에서 승자는 없었다. 포항의 김승대가 후반 37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
포항을 승점 3점차로 쫓는 서울은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AFC 챔피언스리그를 바라볼 수 있다. 무승부 시 계산이 복잡해진다. 간단명료하게 그냥 이기면 된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된다”라면서도 “유년 시절 두들겨 맞더라도 덤볐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승부욕을 발동했다.
못 보여줄 걸 다 쏟아내겠다고 했지만 일곱 번째 승부 또한 조심스러웠다. 둘 만의 ‘단판승부’였고 내용보다 결과였다. 패배는 치명적이었고 따라서 선제 실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1골 싸움으로 이기면 됐다. 적극적으로 임해 대량 득점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다급한 건 서울이었다. 무승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오로지 이겨야 했다. 경기 초반 에벨톤의 오버헤드킥이 크로스바를 맞힌 뒤 숨고르기를 하며 포항 수비의 빈틈을 주시했다. 후반 들어 고광민, 김동석, 몰리나를 잇달아 교체 투입하며 적극성을 띄었지만 비겨도 나쁠 게 없던 포항의 골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포항도 무승부 작전을 펼친 건 아니었다. 처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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