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 탓에 감독을 바꾼 하위 5개 팀은 겨울야구 전쟁을 잘 치르고 있을까? 신임 감독 5인의 FA행보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는지 관심을 모은다.
가장 적극적인 한화의 김성근 감독부터 김용희 SK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이종운 롯데 감독, 김기태 KIA 감독까지 모두 각자의 계산기를 두드리며, FA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대부분 일본으로 마무리훈련(롯데 제외)을 떠난 이들 감독들은 12월부터 휴식기에 접어들지만, 마냥 쉴 수만은 없다.
올해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총 19명. 이들 중 원소속구단과 협상을 마무리한 선수는 8명이다. 최정, 김강민, 조동화(이상 SK), 윤성환, 조동찬, 안지만(이상 삼성), 김경언(한화), 박용택(LG)은 팀에 남기로 했다.
28일 원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지 않은 11명의 선수들 중 김사율, 박기혁, 박경수가 KT로, 권혁이 한화 행을 차례로 택했다. 이제 남은 7명의 선수들이 타구단과 내달 3일까지 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투수 이재영(SK), 배영수(삼성), 장원준(롯데), 송은범(기아), 내야수 나주환(SK), 외야수 이성열(넥센), 포수 차일목(기아)이 타 팀으로의 이적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하위 5팀의 FA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 김용희 SK 감독과 김성근 한화 감독은 FA시장에서 서로 반대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SK는 잔류에 힘을 쏟았고, 한화는 영입에 신경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잔류 역점 SK…영입 위주 한화?
정규시즌 5위를 차지했던 SK는 지금까지 5명의 FA선수 중 3명을 우선 잔류시키며 가장 성공적인 쇼핑을 했다. SK는 사실상 FA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제 식구 지키기’에 나선 SK의 목표는 확실했다. FA ‘최대어’였던 최정과 4년간 8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원소속팀 협상 시한 막바지에 김강민(4년, 56억 잔류)과 조동화(4년, 22억 잔류)까지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최대 과제였던 최정 잡기에 성공한 김용희 감독 또한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만족해하는 눈치다.
반대로 한화는 외부영입에도 발 빠르게 나서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금껏 김경언(3년 8억5천 잔류)을 앉히고, 삼성으로부터 투수 권혁(4년 32억 이적)을 데려오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위 5팀 중 외부 FA영입을 가장 먼저 성사시킨 한화는 좋은 선수가 있으면 언제든지 돈 보따리를 풀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일본서 지옥같은 마무리훈련(10월 29일~11월 30일까지)까지 소화했다. 한화는 FA시장에서도 의욕적으로 나서는 등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 지난 13일 롯데 감독으로 선임된 이종운 감독이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롯데는 CCTV 사찰 등의 사건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롯데의 FA선수들은 모두 타 팀 이적을 꾀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등 돌린 롯데 선수들…조용한 두산
CCTV 사찰 등 안팎으로 홍역을 치렀던 롯데(7위)는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롯데 선수들은 모두 팀 잔류를 선택하지 않았다.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등을 돌렸다. 신임 이종운 감독은 구단에 FA선수들을 지켜달라고 촉구했지만, 결국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남은 이적시장 ‘최대어’ 장원준은 88억 원을 거절하면서까지 롯데를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유는 돈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재계약 거부의사를 밝히며 시장에 나왔다. 김사율과 박기혁은 모두 롯데 제시액보다 낮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KT로 적을 옮겼다.
FA 선수가 없는 두산(6위)은 5개 팀 중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FA시장에서 지킬 것도, 얻을 것도 없다는 것이 두산의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시간을 두고 적정한 시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김태형 두산 감독은 외부 영입을 통한 변화보다는 내부의 변화에 더 집중하는
KIA(8위) 역시 마찬가지다. 외부 영입은 고사하고, FA시장에 나온 투수 송은범(30)과 포수 차일목(33)을 붙잡지 않았다. 김기태 신임 감독은 오히려 ‘KT특별지명’을 통해 즉시 전력감이던 이대형을 잃어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기아는 FA로 영입했던 이대형을 1년 만에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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