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올해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재미를 못 본 롯데 자이언츠가 이제 본격적인 육성시스템을 갖춘다.
롯데는 내부 FA를 모두 떠나 보냈다. FA 최대어 좌완 장원준에게는 4년 총액 88억 원, 우완 김사율에게는 3년 총액 13억 원, 내야수 박기혁에게는 3년 총액 10억 원을 제시했지만 모두 협상에 실패했다. 장원준은 29일 두산과 4년 84억 원에 계약을 맺었고, 김사율과 박기혁은 나란히 KT 유니폼을 입었다. 김사율은 4년(3+1년) 총액 14억 5000만원, 박기혁은 4년(3+1년)간 11억 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위치한 롯데 자이언츠 2군 훈련장인 상동구장. 야구장 1면과 실내연습장과 숙소로 이뤄져 있어 협소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새로 부임한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도 지속적인 전력 구축을 위한 새 얼굴 키우기에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단장은 “내년 시즌 당장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안된다면 10년 뒤를 바라보고 토대를 다지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선수육성을 위해 2군 훈련장인 상동구장의 시설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2007년 완공된 상동구장은 2000년대 초반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의 암흑기를 벗어나게 한 큰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는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상동구장도 최근 들어선 LG, 두산, KIA, 한화의 2군 훈련장에 비해서는 시설면에서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야구장이 1면 밖에 없어 훈련을 다양하게 소화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최근 롯데는 2~3년 동안 2군에서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지 않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그룹 정책본부에서 야구단을 담당하면서 상동구장 건립에도 깊숙이 관여한 이윤원 단장도 이런 문제에 대해 의식하고 있었다. 이 단장은 “지금 기준에서 보면 상동구장도 보수가 필요하다.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생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직구장도 개보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롯데는 육성총괄부서를 신설할 계획도 있다. 현재 롯데 구단은 크게 지원·관리파트와 운영파트로 나눠져있다. 선수 스카우트와 육성 등은 운영파트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연봉협상과 선수단 관리, 운영 업무를 같이 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 최초로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이 경산베이스볼파크에 BB아크를 만들어 엘리트
한 구단 관계자는 “FA선수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을 활용할 수 있는 신인급 선수들을 길러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육성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롯데 자이언츠가 명문 구단으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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