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홍은동) 이상철 기자] 득점왕은 놓쳤지만 최우수선수(MVP)는 놓치지 않았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전북 현대에 세 번째 별을 안긴 ‘라이언킹’ 이동국이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2009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수상.
이동국은 1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차두리(6표·FC 서울), 산토스(5표·수원 삼성)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 언론사 투표에서 총 유효 112표 가운데 101표(90.2%)를 획득했다. 이동국의 MVP 수상은 2009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전북의 우승을 이끌었던 해마다 최고의 별을 놓치지 않았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은 또 하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MVP 3회로 K리그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됐다. 신태용(2회·전 성남 일화)과 함께 최다 수상 타이였으나 이번 수상으로 가장 많은 MVP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었다.
↑ 전북의 세 번째 우승을 이끈 이동국은 1일 열린 K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사진(서울 홍은동)=천정환 기자 |
그러나 ‘기록될 수 없는’ 팀 공헌도는 최고였다. 그리고 리더십도 최고였다. 이동국은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어 우승까지 이끌었다.
쉽진 않았다. 전북은 시즌 초반 ‘1강’이라는 전망으로 상대 11개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선수구성도 달라지며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이동국을 중심으로 뭉친 스타군단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완벽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조기 우승과 함께 막바지 역대 K리그 최다 타이 기록인 9연승까지 내달렸다. 지난 8월 3일 1위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고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겨냈는데,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맏형’ 김남일도 “이동국이 주장으로 잘 이끌었고, 우승을 할 수 있었다”라며 공을 돌렸다.
‘35세’ 이동국의 MVP 수상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K리그에 스타가 없다는 게 아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한 몸 관리로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 어느 때보다 골잡이의 골 가뭄 속에 가장 도드라지는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이동국,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MVP였다. 2012년과 2013년 이동국은 ‘무관’이었다. 전북을 이끌고 K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지만 준우승만 2번이었다. 개인상은 2012년의 베스트11이 유일했다. 그 사이 가장 비난을 많이 받는 자리에 있던 그의 나이를 거론하며 깎아내리려는 이들이 있었다. 월드컵의 한을 풀지 못했으며, 시즌 초반과 막바지 부상 시련도 있었다.
하지만 ‘35세 유망주’는 언제나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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