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왜? 다시?
이것은 도돌이표 논쟁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겨울 단체훈련 금지에 대한 또 한 번의 논란.
선수협은 다시한번 ‘비활동기간의 단체훈련 금지’ 원칙을 확인했다. 돌아온 김성근감독의 ‘소신’이 이끄는 한화는 일부 선수들의 12월 전훈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보이는 곳에서 훈련을 시키고 싶은 조바심이 여전한 것처럼, 비활동기간의 단체훈련 금지가 지켜져야 하는 이유도 여전하다. 같은 질문에 떠올려야 하는 같은 대답.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단체생활에서 해방되는 일년중의 고작 한달반은 ‘인간적’으로 소중하기 때문이다. 10개월 월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기간의 자율권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 뜨거운 가을 마무리훈련 캠프로 화제를 모은 한화 김성근감독이 겨울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비활동기간의 단체훈련 금지 규정이 다시 논쟁 대상이 됐다. 사진=곽혜미 기자 |
그러나 선수협이 ‘배가 불러서’, 혹은 ‘넉넉한 선수들이 본인들 생각만 해서’ 이런 결정이 나온다는 건 오해에 가깝다.
일단 베테랑 선수, 넉넉한 선수는 선수협의 다수결을 이끌 절대 다수가 아니다.
사실, 위반구단에 벌금을 물리고 금지기간 중 구단 시설 개방까지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빡빡한 선수협의 외침은 오히려 프로야구 선수들 대다수 역시 ‘미생’임을 느끼게 한다.
사장님이 권고하는 ‘자율적’인 일요 등산회에 어쩐지 빠지기 힘든 우리처럼...
선수들은 자율훈련을 지원하는 구단 시설이 열렸을 때, ‘나온 사람’을 챙겨 보실 감독님이 두렵다. 개방된 구단 시설과 당번 코치가 있다면, 어김없이 ‘출첵’의 압박이 생기고, 결국 자율은 무색해진다는 게 다수 선수들이 우려하는 현실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기회는 온전히 실력 순으로만 주어지지 않는다. 객관적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든 실력에 벤치의 ‘기용’이 더해져야 기회가 된다. 기용이라는 변수에 있어서만큼은 피동적 약자인 선수들이 진정한 ‘자율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예외없는’ 훈련 전면 거부의 ‘강제’가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선수들은 일년중 열달, 팀의 이해에 따라 팀의 스케줄로 관리된다.
한달반쯤은 ‘기술훈련의 공백’이라는 팀의 손해보다 선수들 개인의 선택과 권익을 우선해달라는 바람이다.
둘러보면 야구판에는 2000년 이전보다 ‘배짱이형’ 선수들이 훨씬 줄어들었다.
‘새벽까지 술 마신 다음날 완봉했다더라’ 류의 스타 무용담이 흔하던 시절은 추억이다. 요즘은 노력형 선수들이 대세다. 악착같은 벌크업으로 타고난 체형과 상당히 다른 체격 조건을 만들어내는 선수들도 많다.
FA(자유계약선수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치열하게 성장을 겨룬다. 휴식도, 체력단련도 경쟁이다.
스스로 노력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그들은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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