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와 양현종(26)의 최종 선택은 결국 팀 잔류였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 의지를 접고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KIA는 “양현종이 2015시즌에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고 지난 7일 밝혔다. KIA 구단과 양현종의 최근 나눈 줄다리기 면담 결과였다. KIA는 양현종의 해외 진출 기준을 지키며 양현종을 설득했고, 양현종도 구단의 뜻을 받아 들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 종료 후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의 입찰 금액이 기대 이하로 나오면서 구단의 동의를 받아내지 못해 무산됐다.
↑ 2014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승 타이인 16승을 거둔 KIA 양현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양현종은 “향후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루기로 했다”면서 “우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뒤, 다시 한 번 빅리그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KIA는 김기태 감독이 새 지휘봉을 잡고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전력 누수가 큰 KIA는 유망주를 키우고 기초를 다지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내년 성적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올 시즌 토종 투수 최다승(16승)을 기록한 양현종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양현종과 함께 할 KIA의 선택은 과연 ‘윈-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KIA는 지난 2011년 에이스 윤석민과 나눈 아픈 기억이 있다. 윤석민은 2011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했다. 그러나 성적이 급한 KIA는 윤석민의 포스팅을 신청하지 않고 잔류시켰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윤석민은 부상과 함께 두 시즌 동안 12승14패로 부진했다.
윤석민 전례는 양현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 KIA는 양현종의 해외 진출 의지를 꺾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젠 양현종 달래기에 들어가야 한다. 양현종의 사라진 의욕에 잔류 당위성과 동기를 불어 넣어줘야 한다.
그래서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 관련 언급에 조심스럽다. 김 감독은 “양현종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하자”며 노코멘트 했다. 양현종을 위한 걱정과 배려다. 해외 진출 좌절로 상처를 받은 양현종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KIA와의 ‘윈윈’을 위해서는 양현종의 마음가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양현종은 2년 뒤 구단 의사와 상관없이 FA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구단도 올해 못한 몫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KIA와 양현종의 잔류 결정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다. 앞으로 2년, 당장 내년 시즌 KIA와 양현종의 성적표에 그 답은 나와 있다. 둘 다 지금 더 절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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