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팀은 비록 원정에서 완패했으나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이보다 더 잘하기 어려웠다.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이 22분 동안 10명으로 뛴 수적열세 속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스완지는 7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14-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원정에서 1-3으로 졌다. 경기 시작 19분 만에 공격수 윌프리드 보니(25·코트디부아르)가 페널티박스에서 공격수 헤페르손 몬테로(25·에콰도르)의 도움을 오른발 선제골로 연결했으나 이후 3실점으로 무너졌다.
후반 21분 2번째 골을 내준 스완지는 급격히 무너졌다. 실점 후 2분 만에 우카시 파비안스키(29·폴란드) 골키퍼가 경고 누적도 아닌 즉시 퇴장을 당할 정도의 반칙을 범하면서 역전의 원동력을 상실했다.
↑ 기성용(4번)이 아스널과의 EPL 홈경기에서 산티 카소를라(19번)를 견제하고 있다. 사진(웨일스 스완지)=AFPBBNews=News1 |
스완지가 선제골을 넣고 앞서자 기성용은 추가 골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전반 27분 길비 시귀르드손(25·아이슬란드)이 페널티박스 밖에서 왼발슛을 하도록 도왔으나 골문으로 가기 전에 상대 수비에 차단됐다. 보니가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오른발로 추가 득점을 노린 것도 기성용의 헤딩 패스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보니의 슛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파비안스키의 퇴장으로 1명이 부족했음에도 기성용은 포기하지 않았다. 1-2로 지고 있던 후반 36분 시귀르드손이 페널티박스로 진입하여 왼발로 동점골을 노리도록 했으나 슛은 이번에도 수비에 막혔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위에서 언급한 기성용의 키 패스(슛 직전 패스) 3번은 스완지의 웨스트햄전 출전 14명 중 1위에 해당한다. 슈팅 기회만 많이 만든 것이 아니라 공격 전개 전반에 관여하면서도 정교함을 잃지 않았다. 기성용의 패스성공률은 90.9%(40/44)로 스완지 선발 11명 중에 으뜸이고 공 터치 63회는 팀 공동 1위다.
기성용에 대해 일각에서는 쉽고 안전한 짧은 패스만 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웨스트햄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1차례 크로스가 성공하기도 했고 22.86m 이상의 긴 패스를 6번 시도하여 4번 유효한 것을 보면 ‘비판’이 아닌 ‘편견’에 가깝다.
중원에서 수적 열세 속에 경기 시간의 24.4%를 소화했음에도 실수가 드물었다. 상대 태클에 공격권을 내주거나 공 조작 미숙으로 공을 뺏긴 적이 1번씩밖에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업도 절대 잊지 않았다. 걷어내기를 8번이나 성공했고 3차례 태클과 가로채기 2회도 있었다. 가로채기와 걷어내기는 스완지 2위, 태클도 스완지 공동 2위에 올랐다. 모두 13번의 수비 성공으로 4백 앞에서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해줬다.
기성용은 웨스트햄전까지 2014-15시즌 스완지 소속으로 16경기 2골이다. 경기당 85.3분으로 중용되고 있다.
스완지는 2012년 8월 24일 이적료 700만 유로(96억2710만 원)에 기성용을 영입했다. 입단 후 57경기 2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시간(경기당 72.2분)은 이번 시즌 평균보다 적다.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15다.
↑ 기성용(왼쪽)이 첼시와의 EPL 원정경기에서 디에고 코스타(19번)의 슛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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