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창원 LG 가드 김시래의 왼쪽 눈 주위가 시퍼렇게 멍들었다. 눈도 붉게 충혈됐다. 지난 6일 부산 KT전서 이광재의 팔꿈치에 맞아 생긴 부상. 그러나 김시래는 그 눈으로 동료를 살렸고, 정확한 3점슛을 터뜨렸다.
김시래는 지난 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서 18점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의 98-70, 28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부상 투혼이었다.
김시래가 살아나자 LG의 공격력도 부활했다. 적지적소에 정확한 패스로 동료를 살렸기 때문. 데이본 제퍼슨이 20점, 문태종도 16점을 기록했다. 또 크리스 메시와 김영환도 각각 13, 11점을 보탰다. 대부분 김시래의 손에서 시작한 공격들. 스스로 득점에도 가담했다. 야투성공률은 무려 70%였다. LG는 100점에 2점이 부족한 98득점을 폭발시켰다.
↑ 창원 LG 가드 김시래가 시퍼렇게 멍든 눈으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다행히 김시래의 눈 부상은 경기력에 막대한 지장을 주지 않았다. 김시래는 “보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불편한 정도였다. 시즌 초반에 비해 몸도 많이 올라왔다. 김시래는 “지금 눈을 빼곤 몸 상태는 정말 좋다. 작년에 비해 9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서 무거웠던 KGC 가드진을 압도하며 가볍게 날아다녔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 본능을 가동했고, 동료들과의 픽앤롤, 픽앤팝 등 투맨게임도 완벽하게 살아났다. 빈 공간이 있으면 절묘한 패스로 찔러줬고, 강약 조절도 탁월했다.
김시래의 투혼은 LG 선수들 전체에도 동기부여가 됐다. 김종규가 빠진 골밑 공백을 채우기 위해 몸을 던졌다. 김진 감독이 주문한 것도 “키가 작어도 박스아웃을 하고 더 적극적으로 뛰면 제공권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였다.
김시래는 “김종규의 공백은 우리가 한 발 더 뛰어서 막아야 한다”면서 “올 시즌에는 아직 2연승밖에 하지 못했다. 이번 승리를 계기로 길게 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LG는 지난 시즌 막판 13연승으로 마감하며 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김시래가 김종규가 없어도 웃는 이유가 있다. 팀의 핵심 득점원인 문태종과 외국선수 데이
김시래가 웃으며 코트를 뛰어다녀야 LG의 신바람 농구도 살아난다.
[min@maekyung.com]